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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티쉬폴드21

My name is '옥수수' 안녕? 옥순이야.겁나 오랜만이지? 나 얼마 전에 "옥수수"로 개명을 했어이름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의 사랑스러운 하녀가 '옥수수'라고 부르더라.반려 동물 이름을 음식 이름으로 지으면 오래 산다나 뭐라나하면서 자꾸 옥수수 타령을 하는 거야. 수술 후에 줄곧 나만 보면 '옥수수' 그러는데난 옥수수 먹고 싶냐는 소리로 알아듣고 "냥~" 그랬지.그랬더니 하녀는 내가 그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그러는 줄 알고그 후로 계속 옥수수라고 불러. 사실 지금에 와서 하는 말인데 '옥순이' 보다는 '옥수수'란 이름이 훨씬 낫지 않아?예쁜 이름 다 놔두고 왜 하필 옥순이였는지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막상 옥순이란 이름과 작별을 해야한다니 좀 서운하기도 했어. 하지만 오래 살아달라고 바꿔준 이름이.. 2019. 5. 13.
수술 그 후... 수술 후 고양이를 집으로 데리고 와 침대에 눕혀 놓고 마취가 깨기 만을 기다렸다.한 참이 지나도 고양이는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고 바짝 마른 몸은 차갑고 뻣뻣했다.숨을 쉬는 것 같지도 않았다. '이렇게 보내야 하는 것인가!' 가슴에서 "쿵"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너무 놀라서 고양이 이름을 크게 불렀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울지 않던 딸 아이는 대성 통곡을 했고그 소리에 고양이가 힘겹게 눈을 떴다.'다행이다!' 그동안 딸아이가 고양이와 동거동락 하며 보낸 7년은 외할머니와 혈연으로 맺어진 필연적인 관계 혹은 형식적인 관계로서의 17년보다 우월했다. "한낱 짐승이 뭐라고..."라고 말했던 애 아빠 마저 고양이가 어떻게 될까 싶어 걱정을 하는 눈치였다. 한낱 미물이 7년이란 시간을 거치며 이젠 없으면.. 2017. 1. 7.
Grace 옥의 병상일기 예방접종 이후 나는 병원이란 걸 모르고 살았다.그러던 어느 날 몸이 예전같지 않은거다.먹는 것도 귀찮고 움직이는 것도 귀찮아 식음을 전폐하고 마냥 누워만 있었지. 부쩍 활력이 떨어진 고양이, 이틀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는 간식과 사료... 이를 수상히 여긴 집사 부부가 나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 "우리 고양이가 많이 아파요. 밥도 안 먹고 생식기에서 분비물도 나오는 것 같고...""중성화 수술은 했나요?""아니요, 안했어요. 워낙 조용한 아이라서 발정이나도 그렇게 시끄럽지 않았거든요.""자궁 쪽에 문제가 생긴 것 같은데 일단 검사를 한 번 해 봅시다." 수의사가 초음파 검사와 피검사를 하는 동안 나는 수액을 맞으며 인큐베이터 속에서 기다렸다.한 참 후에 결과가 나왔는데 고양이들이 흔히 걸린다는 자궁축농증.. 2016. 12. 30.
하루 같은 7년 하녀가 오랜만에 놀자고 장난을 걸어온다.늘 피곤에 찌들어 집에 오면 시체처럼 누워서 잠만자던 하녀가전업주부로 돌아온 후로는 자꾸 귀찮게 한다. 툭하면 목욕하자고 난리고 털 빗겨준다고 못 살게 군다.좀 성가시긴 하지만그 덕에 요즘은 헤어볼 토하는 일이 없어졌다. 하지만 나도 이제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다. 사람으로 치자면 이제 곧 불혹이지 않을까? 엇그제 이 집에 들어온 것 같은데 어느 덧 7년이 다 되어간다. 정말 7년이 하루같다. 묘생 참 덧 없지? 이렇게 말하니 이제 곧 삶을 마감할 때가 된것 같은 느낌을 주네?흠.... 그러나 난 아직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고양이다. 이제와서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 좁은 공간을 벗어나드넓은 벌판을 방랑하며 묘생 후반부를 다이나믹하게 모냈으면 하는 .. 2016. 7. 14.
지긋지긋한 털뭉치 온 집안을 꼬릿하게 감도는 청국장 냄새를 빼려고 환기를 시키는 사이 창가로 올라간 우리집 흰냥이. 겨울엔 창문이 종일 닫혀 있어서 바깥구경하는 것도 쉽지 않아 창문이 열린틈을 타서 바깥구경을 실컷 하겠거니 했는데 어째 밖을 내다보는 시선이 달갑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 차가운 바람때문인지 금새 창틀에서 내려와 어디론가 사라졌다. 청소기로 바닥 청소를 끝내고 롤테이프로 이불에 붙은 냥이 털을 제거하려고 하다가 나는 하마터면 이불 속에 숨어있는 고양이를 깔아뭉갤뻔했다. 실제로 며칠전에는 애아빠가 이불속에 고양이가 있는지도 모르고 침대로 뛰어들다가 하나밖에 없는 흰냥이를 잡을뻔한 적이 있었다. 그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오늘 또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분명 침대밑에 아방궁같은 보금자리를 마련해 줬건만... 2014. 1. 5.
낮잠 자는 부녀? 한산한 늦가을 오후... 텅 빈 들판에 짚가리들이 가지런하다. 낙엽이 바람에 으스러질 즈음 뿌연 연무가 대지를 고요히 감싸안고 바짝 마른 葉의 찬란했을 한 때를 어루만진다. 연무가 낙엽의 찬라를 어루만지던 회색빛 오후, 우리집 거실에서는 둘 부녀?가 낮잠을 잤다. 똑... 같은... 자세로... 2013. 11. 11.
충격! 냥이에게 반성문 쓰기를 강요하는 집사! - "나는 사람이 아니므니다~" 야~ 너 자꾸 그렇게 발을 할퀴면 어떡해! 어~어?! 나는 털이 없어서 니가 자꾸 그렇게 할퀴면 아프단 말이야. 안 되겠다. 이 녀석... 너 여기 잠깐만 있어. 언니 숙제좀 하자. 거기 그렇게 묶여 있는 김에 반성문도 좀 쓰고. 알았지? 나는... 그저...그냥... 할퀴려고 할퀸건 아니구... 학교 갔다 돌아온 니가 너무 반가웠어. 그래서 애정표현을 과하게 하다보니 그만... 미안해. 그런데 이건 뭐하는 물건인고? 나보다 새하얀 것이... 그러니까 여기다 반성을 하라니... 이건 반성하는 물건이야? 요렇게 앞발을 오므리고 납짝 업드리란 얘기지? 나 좀 봐봐~~~ 나 납짝 업드렸어^^ 요렇게 반성하면 되는 거지? 뭐?! 뭐시? 그런게 아니라고? 그럼... 뭐야? "이건 반성하는 물건이 아니고 일단 연필.. 2012. 9. 14.
집사 길들이기 - 집사는 냥이하기 나름이라니까요~ 하녀가 또 궁시렁 거려요. 오늘은 뭐라고 궁시렁 거리는지 스테레오 입체 서라운드로 들려 드릴게요. "야 이년아! 이집 가구가 다 니 스크레쳐냐!? 왜 이렇게 긁어 놔!?" 어이쿠야~ 어제 길냥이 용팔이한테 바람맞은 것이 하도 분해서 소파에다 분풀이를 한다는 것이... 제가 좀 심했나봐요. 하녀가 성질이 제대로 났어요. 가뜩이나 좁은 집구석에서 피해봤댔자 금방 잡힐테고 이럴땐 그냥 납짝 엎드려서 '나 죽었소!' 하는 게 상책이죠. 그런데 납짝 엎드릴땐 조심할 게 있어요. 그냥 뻣뻣하게 엎드려 있기만 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자칫 하녀의 화딱지를 따따불로 돋구는 수가 있어요. 납짝 엎드릴 땐 앞발을 오므리고 잘못을 뉘우치는 듯한 액션을 취해주는 것이 좋죠. 요래요래~ 어떤가욤? 귀엽고 사랑스러움의 극치 아닌.. 2012. 9. 12.
낮잠 자는 고양이 - 유년 시절의 기억 태풍이 오거나 말거나 한가하게 낮잠에 열중인 집고양이. 어릴적 시골 집에 살던 까만고양이 에노는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쥐 사냥을 뒤로한 채 뒤란 굴뚝 아래에 똬리를 틀고 앉아 꾸벅꾸벅 졸았었다. 산골에 비가 내리면 모든 것이 눅눅하고 싸늘하다. 눅눅한 재 냄새가 가득한 아궁이에 장작불로 군불을 지피면 싸늘하던 구들장이 서서히 따뜻해졌고 뒤란 굴뚝아래 흙바닥도 따뜻하지곤 했다. 그 뒤란 굴뚝아래서 나의 까만 고양이 에노는 매케한 연기를 견뎌내며 폭우치는 여름을 보냈었다. 그 해로부터 서른 해가 지나고 내 식탁 의자 위엔 털복숭이 하얀 고양이가 몸을 웅크리고 낮잠을 잔다. 낮잠 자는 하얀 고양이 얼굴위로 그 시절의 까만 고양이 에노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태풍이 낮잠 자는 고양이들 처럼 고요하게 .. 2012. 8. 30.
그레이스 옥의 일기 - 고양이, 헤어볼을 토하다. 하녀의 일상은 늘 바빴다. 어제도 바빴고 오늘도 바쁘고 내일도 바쁠 것이다. 뭐가 그렇게 바쁜지 요즘은 말을 섞을 시간도 없고 빗질 해주는 시간도 없나보다. 뭐 바쁘다고 하는데 어떡해? 하녀가 빗질을 안 해주면 나라도 그루밍을 하는 수 밖에.... 그래서 나는 요즘 그루밍을 전 보다 더 열심히 한다. 어제도 했고 오늘도 하고 내일도 할 것이다. 요즘은 하루에도 열 두번은 그루밍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루밍은 다 좋은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헤어볼(hairball)... 오늘 아침, 마침 속이 거북해서 내 앙증맞은 선홍색깔 혀를 쏙 빼고 헛구역질을 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뱃속에서 동그란 뭔가가 토해졌다. 백옥같이 하얀 털이 뱃속에 쌓이고 쌓여서 만들어진 털뭉치. 그 말로만 듣던 헤어볼이 나에.. 2012. 6. 13.
소심한 고양이의 소심한 복수 - 제대로 토라진 식빵 다육식물 벨루스가 꽃을 피웠다. 창가에 서서 꽃잎에 초점을 맞춰가며 사진을 찍는데 해가 구름 사이를 들락이는 통에 적정 노출을 맞출수가 없었다. 셔터 스피드를 조금 내렸더니 사진이 너무 밝은가 싶었고 셔터 스피드를 조금 높였더니 사진이 조금 어두운가 싶었다. 어떻게 하면 눈으로 보는 모습과 카메라에 담긴 모습이 똑같을 수 있을까? 그때였다. 자신의 하녀가 빗질도 안해주고 창가에 서서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것인지 우리집 우아하고 고상한 고양이 "그레이스 옥"께서 시찰을 나오셨다. 역시나 우아하고 고상하게 꽃향기를 음미하는 그레이스 옥! "오마나! 오마나!" "지끔 이 거슨 무어슬 하는 시츄에이션?!" 고양이는 그 여리디 여린 꽃에다 턱을 대고 비비기 시작했다. "아니 되오!" 나는 그러지 말라고 버럭! .. 2012. 5. 13.
꿈꾸는 고양이 그리고... 어제 아침, 창밖으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쥐가 벽을 긁는 소리 같기도 하고 바람에 날아온 물건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 같기도 했다. 그 순간 우리집 고양이가 급하게 창틀로 뛰어 올라 창밖을 살피며 이상한 소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귀에 힘을 줘서 귀를 쫑긋 세우며 소리에 집중을 하려하지만 아래로 접힌 귀는 좀처럼 쫑긋서지 않았다. 잠시 후 푸드득 소리를 내며 이상한 소리를 내던 무언가가 햇살 가득한 하늘 위로 날아가 버렸고 고양이는 동그란 눈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새가 날아간 하늘을 뚫어져라 바라만 보았다. 새가 날아간 하늘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고양이의 뒷모습에서 무한 자유를 꿈꾸는 빠삐용의 모습이 보였다. 오늘, 먼지로 얼룩진 유리창 위로 빗물이.. 2012.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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