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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토요일.
바람 부는 거리는 한산했다.
목련이 눈부시게 피어있는데도 거들떠 보는 이 하나 없었다. 봄은 왔으나 아직 가슴에 이르지 않은 모양이다.
한낮의 온기는 마스크를 낀 얼굴에 땀이 차게했다.
그렇다고 마스크를 벗을 수도 없었다.
간혹 지나치는 사람들이 불편해 할 수도 있기때문에 인적이 드물어도 마스크는 껴야했다.
감염병이 창궐하는 위태로운 시기에 마스크 착용은 나를 위함이 아닌 타인을 위한 배려의 아이콘이 되어버렸다.
오후의 햇살이 너무 강해 목련꽃이 노랗게 나왔다.
사진은 아니다 싶어 카메라를 배낭에 넣어 짊어지고 동네 한바퀴를 걸었다.
이어폰을 끼고 휴대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걸었다.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나른한 오후 햇살때문인지 현기증이 밀려와서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체력이 이렇게 떨어져 버린줄 몰랐다.
이미 예전의 내가 아닌 것이다.
착찹한 마음으로 클라우드를 뒤적여 4년전에 찍어뒀던 목련 사진을 찾았다.
정말 하얀 목련이 눈앞에 나타났다.
4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14년이나 늙어버린것 같은 이 황당함은 무엇인가?
정말 체력관리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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