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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

소주 한 잔

by 서 련 2022.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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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예비 조카사위 환영식을 거하게 하느라 몹시 피로했다.

조카딸 시집보내는 것이 못내 서운했던 남편은 일찌감치 꽐라가 되어 예비 조카사위에게 조카딸을 잘 부탁한다고 눈물을 머금고 거듭거듭 당부를 했다.
남편은 아버님을 요양원에 보내고 난 이후부터 부쩍 눈물이 많아졌다.
맘 좋게 생긴 예비 조카사위는 예비 처삼촌의 눈물에 살짝 당황하더니 연신 알겠다고 그렇게 하겠다고 믿음직스럽게 굴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만나 결혼을 하고 양가가 서로 식구로 인연을 맺는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인 것 같다.

그 힘든 일을 우리 조카 딸랑구가 해 냈다. 대견하다.

예식장이 없어 결혼식은 올 해를 넘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모쪼록 잘 살았으면 한다.

조카 딸내미 시집보내는데 그 난리였으니... 우리 딸랑구 이제 시집은 다 갔다.

암튼 어제는 꽐라가 된 남편을 집으로 모시고 오느라 기진맥진이었다.

겨우 눈을 떠 출근 한 피곤한 월요일...

퇴근 전부터 라면에 소주 한잔이 몹시 그리웠다.
그래서 퇴근하자마자 슈퍼에 들러 소주를 사서 집으로 왔다.

간단하게 김치찌개를 끓여 식구들 저녁을 차려 주고 나는 혼 술을 한다.

어제 못 마신 술에게 복수라도 하듯 소주 한 잔 마시고 얼음물 한 모금 마시고 라면 한 젓가락에 단무지 하나...
소주 한 잔 마시고 얼음물 한 모금 마시고 라면 두 젓가락에 마늘장아찌 하나...
피로할 땐 소주 한 잔... ...

한 잔이 두 잔 되고 두 잔이 어느 새 소주 한 병이 되었다.
한 병 더? 아니다.
여기서 그만...
피로를 풀기엔 소주 한 병이 적당한 양이다.
배 부르고 알딸딸하니 참 좋은 지금이 술을 멈출 순간이다.

이제 월요일이 지났으니 한 주가 또 쏜살같이 흘러가겠지?
허무하다 생각 말고 하루하루 진심을 다해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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