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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

캠핑에 대한 短想-악몽을 추억하다

by 서 련 2024.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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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01 모닥불

가끔 불 멍을 때리고 싶을 때 꺼내보는 사진이다.

2012년,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그때는 딸내미가 어릴 때라 자주 캠핑을 다니곤 했다. 텐트와 캠핑장비 그리고 먹거리를 트렁크에 바리바리 챙겨 넣고 어린 고양이와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집을 나서던 그런 날이 있었다.

추울 때는 추워서 더울 때는 더워서 생고생을 하다가 거지 꼴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도 챙겨야 하고 고양이도 챙겨야 하고 술 취한 남편도 챙겨야 해서 정작 캠핑의 낭만? 같은 것은 느껴보지도 못했다.

다행히 아이가 중학생이 된 이후에는 더 이상 캠핑을 다니지 않았다.
가끔씩 남편은 자기가 전부 알아서 할 테니 같이 가자고 조르지만 내 대답은 언제나 NO!!!
남편은 늘 자기가 알아서 할 테니 손가락하나 까딱하지 말라고 했다. 말만 들으면 참 듬직한 남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왠 걸... 남편은 은근 손이 많이 가는 양반이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라고 새지 않을까?
거기다 주체를 못 하는 음주 때문에 난감한 일도 많았다.

하여간 캠핑만 갔다 하면 녹초가 되어 돌아오는 것이 부지기수였다.
급기야 캠핑이란 말만 들어도 전력질주를 하고 온 사람처럼 숨이 가쁠지경에 이르렀다.

어린 딸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려다 고생만 바가지로 했던 악몽 같은 그때...
생각해 보면 그때는 뭘 그렇게 기를 쓰며 살았던가 싶어 피식 웃음이 난다.

12년이란 세월은 악몽을 추억으로 바꾸기에 충분한 시간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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