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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에세이

봄나물 현미김밥과 쑥 국 그리고 소리 없는 비명

by 서 련 2024.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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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서 뜯은 민들레

지난 주말에 밭에서 뜯은 민들레다.
아래쪽엔 보이지 않지만 쑥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민들레 세척중

황사가 심한 탓에 세척에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먼저 흙을 잘 씻어 낸 다음 식초를 뿌려 2분 정도 담갔다가 깨끗하게 여러 번 씻었다.

일단 민들레와 쑥으로 전을 한 장씩 부쳐서 남편 술안주를 만들어 놓고 쑥 국을 끓이고 민들레 나물을 만들었다.

쑥 된장국

♧ 쑥 국 끓이기 ♧

1. 뚝배기에 물 두 컵을 붓고 된장 반스푼을 푼다.
2. 된장물이 끓으면 쑥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3. 간 마늘을 조금 넣고 염도기로 염도를 측정한다. 0.8%가 나왔다. 슴슴하게 잘 끓여졌다.

고혈압을 달고 사는 남편이 국이 맹탕이라고 하거나 말거나 건강을 생각해서 싱겁게 더 싱겁게...
'맛없으면 안 드셔도 됩니다.'


민들레 나물 무침

♡ 민들레 나물 무치기 ♡
1. 냄비에 물이 끓으면 소금을 넣고 잘 씻어 놓은 민들레를 넣어 살짝 데친 다음 찬물로 재빨리 헹군다.

2. 찬물에 헹궈 잘 식힌 민들레를 손으로 꼭~짠 다음 맛소금, 다진 마늘,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무치고 통깨를 뿌린다.


쑥 다져 넣고 계란지단 부치기

♤ 계란지단 부치기 ♤
계란물에 쑥을 잘게 다져 넣고 소금 간을 해서 계란지단을 두툼하게 부친다.

두툼하게 붙인 계란지단 커팅

계란지단이 식으면 김밥에 넣기 좋게 자른다.

단무지,우엉,민들레,계란,어묵,당근

왼쪽부터 단무지, 우엉조림, 민들레나물, 쑥계란지단, 구운 어묵채, 당근채볶음이다.

밑간한 현미밥

현미밥에 소금, 설탕, 식초, 참기름을 넣고 약간 상큼하고 약간 달짝지근하게, 또 약간 고소하게 밥을 비빈다. 너무 달지 않게, 너무 세콤하지 않게, 또 간이 너무 세지 않게...


두번 구운 파래김

김밥 김은 너무 질겨서 나는 구운 파래김으로 김밥을 만든다.


파래김으로 김밥 말기

파래김이 너무 얇으니 두장을 겹쳐 놓고 시작을 해야겠지?
밥풀로 대동단결된 파래김 위에 현미밥을 깔고 김밥 속재료를 빠짐없이 올려서 잘 말아준다.

봄나물(민들레, 쑥)이 들어간 현미 김밥

컷팅을 해 보니... 대단히... 아름답진 않구나...


봄나물 현미김밥

대단히 아름답지는 않지만 건강한 김밥이 만들어졌다는데 의의를 두자.

봄나물 현미김밥

파래김으로 만든 봄나물 현미김밥이다.
슴슴한 쑥 국으로 식욕을 떨어뜨린 다음 김밥 한 조각을 입에 넣고 30번씩 씹으며 재료 하나하나의 맛을 혀 끝으로 느껴보자.

장차 몸속 유익균들의 먹이가 될, 영양가 가득~한 봄나물 현미 김밥을 만들어 보았다.




주말마다 황사를 헤치고 봄나물을 캐고 노느라,
그저께는 인후통이 찾아왔다.
물을 삼키기도 힘들어서 퇴근하고 병원에 갔더니 편도가 많이 부었단다.
주사는 될 수 있으면 안 맞으려고 했는데 너무 아파서 주사를 안 맞으면 더 오래 아플 것 같아 그냥 맞고 말았다.

약을 먹으려면 뭘 먹어야 할 텐데...
마침 아침에 끓여 놓은 현미야채죽이 있어서 렌지에 데워서 먹기 시작했다.
무엇을 삼키는 일이 이렇게 고통스러운 일이었던가!
죽 한 번 삼킬 때마다 소리 없는 비명을 질러야 했다.
죽 반공기를 겨우 먹고 약을 먹었는데...
너무 아파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목구멍이 개아파! ㅠㅠ'
목구멍이 이렇게 아픈 적은 50 평생 처음이다.

진작 병원에 가서 치료받을 걸...
병원이 먼 것도 아니고 바로 코앞인데 말이지.
"아플 땐 술이 약이지."하고 남편이 떠드는 말을 믿는 게 잘못이었다.
술 먹지 말고 병원 가서 치료를 받았다면 병가를 내는 일도 없었고 이렇게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약을 삼키는 일도 없었을 텐데 말이다.

"아플 땐 술이 약이지." 하고 남편이 떠드는 말은 병원 가지 말고 자기한테 술안주 만들어 달라는 말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걸 또 곧이듣고 남편과 같이 마주 앉아서 술을 마셔댔으니... 나도 참... 한심하다.

한 동안 채소과일식을 느슨하게 했더니 이런 변고가 생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지금 생각해도 참 어이가 없다.
내도록 안 먹던 술은 왜 먹었고 커피랑 라면은 또 왜 먹었는지... (이게 다 집안에 들어앉은 술귀신, 남편 때문이다.힝구...)

유해균의 먹이가 되는 가공식품을 그렇게 막무가내로 먹으면 당연히 몸이 아프지 않을까?
이젠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채소과일식을 더 많이 해야겠다.

근데 약 기운이 돌아서 그런지 이젠 아까처럼 비명이 나올 정도로 아프진 않다. 좀 살만해졌어.
대신 잠이 오지 않는다. 어차피 병가를 냈으니 내일은 하루종일 자도 뭐랄 사람이 없다.
아니 오늘이 어제가 되었고 내일이 또 오늘이 되었으니 오늘 하루 종일 자도 뭐랄 사람 없다고 말해야겠지?

슬슬 졸리다.
이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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