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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10

.......

by 서 련 2010.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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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일 언제 그만 둬?"
"왜? 엄마가 일 그만 뒀으면 좋겠어?"
"응"
"왜?"
"엄마랑 같이 놀이 공원에도 갈 수 있고 산에도 갈 수 있고.... 응.... 엄마랑 같이 놀 수도 있잖아."
"엄마가 일을 그만 두면 예쁜 옷도 못 사주고 예진이가 좋아하는 파란 보석도 못 사주고 할텐데 괜찮아?"
"음.... 괜찮아. 그런 거 필요없어. 나는 엄마만 있으면 돼."

언제부턴가 아이는 학교 갈 때 외에는 밖에 나가질 못 한다.
예전엔 주택근처 큰길을 건너 먼 곳에 있는 대형 문구점까지 가서
자기가 가지고 싶었던 장난감도 사오고 그랬었는데

요즘은 통 그런 일을 볼 수가 없다.
용돈을 주면 고스란히 지갑에 쌓여있다.
먹을 게 없어서 배가 고파도 지척에 있는 수퍼에 혼자 못 가서 늘 엄마 아빠가 들어올 때까지 굶는다.
내가 돌보지 못 하는 사이 아이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왜 아이는 혼자서는 도데체 문 밖을 나가지 못 하는 걸까?

"이제 곧 그만 둘 수 있을 거야."
"진짜?진짜?진짜? 우하하 신난다~!"

가을쯤이면 이 일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그 때까지는 지금 껏 그랬듯이 무작정 지켜 보는 수 밖에 마무런 대책이 없다.
'예진아, 조금만 더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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