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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10

너무 빠르게 움직여도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거야

by 서 련 2010.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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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10년 6월 어느 날.... 너무 빠르게 움직여도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거야.)


PDA폰에 깔려 있는 다이아몬드 게임에 열중하던 중이었다.
느닷없이 도착한 문자가 게임화면위로 나타나자 약간의 짜증이 밀려왔다.
- ***님이 주문하신 도서의 품절로 취소/환불요청중,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5일전,인터넷으로 주문한 도서가 어째 도착하지 않는다 했더니 책이 품절되고 없었던 모양이다.
주문하고 나서도 괜히 주문했나? 하는 생각을 했었던 터라 취소되었다는 문자는 나름대로 반가웠다.
이 참에 아이랑 서점에 같이 가서 책을 사야겠다. 

요즘은 불편한 일을 거의 모두 정리한 상태라 다소 홀가분한 마음이다.
그러나 아직도 그 조직에서 발을 완전히 뺀 상태가 아니라 부담감은 여전하지만
애초에 생각했던 것 보다 일이 훨씬 빨리 정리가 될 것 같아 그런대로 참을 만 하다.
그래서 오후에 새똥처럼 조금 있는 일때문에 오전 내내 긴장되는 이 까끌거림도 기꺼이 참아 주겠다. 

사실,지금 이 일을 시작한지는 1년 6개월 정도 밖에 되질 않았지만 내게 그 1년 6개월은 16년처럼 길었다.
성격이 좀 대담했다면 업무에 대한 강박과 스트레스를 잘 견뎌냈을테지만
소심하고 나약한 심성탓인지 아님 태초부터 결핍된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 탓인지
좌우지간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이 바닥에서 더 이상 발을 붙일 수가 없겠다 싶었다.
 
문득, 며칠전에 읽었던 소설의 한 귀절이 생각나.
'거대한 대 도시의 자본이 소화시키지 못하고 토해내버린 한 마리의 패배한 짐승'
그 곳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나는 그야말로
'한마리의 패배한 짐승' 이겠지?
갑자기 피식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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