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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10

우리 남편이 달라졌어요.

by 서 련 2010.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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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10/09 /18 남사에서...)


아이는 학교때문에 7시 10분에 아침을 먹지만 늦게 출근하는 아이아빠는 8시~9시 사이에 아침을 먹어.
조금 일찍 일어나 애랑 같이 밥을 먹으면 아침에 밥상을 한번만 차려도 되잖아?
일어나기 힘들다는 이유로 기어이 아침에 밥상을 두 번씩이나 차리게 만드는 거야.
개똥이 이 시키가 말이야.

그러면 6시부터 9시까지 무려 3시간씩이나 아침상에 얽매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지?

또 일주일에 3번~4번 정도는 집에 들어와 점심을 먹는데 그때는 아침상을 치우고 집안 청소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점심상을 차려야 하는 불상사가 일어난단 말이지 내말이.

전업주부로 돌아온 그 길고 무덥던 여름 날을 나는 그렇게 보냈었다.
생각해보니 그러느라고 지난 여름이 지옥같았었나봐.
미련하지?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 또 다짐을 해 놓구선 참...

그러던 어느 날 더 이상 이렇게 살다가는 집안 일에 치여서 죽도 밥도 안되겠다 싶어 
아이를 학교에 보내자 마자 크로스백에 물병하나 넣고 무조건 집을 나섰지.

"나 운동하러 간다. 식탁에 밥 차려 놨으니까 먹고 출근해"
5분마다 한 번씩 30분을 깨워야 일어나던 사람이 눈을 부스스 뜨고는
"에이씨... 어디가?" 하는 모습을 보니 좀 안쓰럽기도 했지만 두 주먹 불끈 쥐고 대문을 박차고 나왔어.

그렇게 아침마다 집을 나와 산책을 시작한 지 2주일...
드디어 오늘! 우리남편이 달라졌어요.

"나도 아침 먹어 볼까?"하며 슬그머니 식탁으로 기어 나오던 걸.
개똥이 그 시키가 말이야. 대충 귀여운 시키, 홍홍홍.

계속 이 시간에 일어나 밥 같이 먹을거냐고 물었더니 그런 건 아니라고 하더군.
그렇지만 앞으로 이런 날이 점점 더 많아 질거라는 생각이 드는 건 왜 일까?
그래서 오늘은 좀 홀가분한 마음으로 아침 운동을 했어.
그런데 너무 무리를 했나봐.

발꼬락이 너~무 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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