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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에세이

쑥, 민들레 부침과 멸치 주먹밥

by 서 련 2012.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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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텃밭에서 뜯어 온 민들레(위)와 쑥(아래)

 

 

 

학교만 갔다 오면 배고프다고 아우성을 치는 딸아이에게 부침개를 만들어 주려고

묽게 반죽한 부침가루에 민들레와 쑥을 넣고 전을 부쳤다.

 

 

 

 

늘 먹어 오던 오**부침가루를 팽개치고

쎄일중이백** 부침가루를 사왔더니만 부침개 맛이 조금 요상했다.

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고.... 

고소한 맛은 없고 음... 뭐랄까 좀 느끼했다.

 

 

민들레 쑥 부침개를 한 젓가락 먹던 아이가 역시나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뜬금없이 멸치 주먹밥은 안되느냐고 물어왔다.

 

멸치 주먹밥?

생각해보니 냉장고에 지리멸치가 조금 있긴 했다.

그래서 안 될 건 또 뭐 있겠냐며 나는 지리멸치를 볶았다.

 

멸치볶음에서 비릿내가 나면 까탈스러운 딸내미 주둥이가 또 퇴짜를 놓을까봐

비릿내가 나지 않게 정성들여 멸치를 볶았다.

 

어떻게?

 

1. 빈 후라이팬에 멸치만 넣고 멸치를 말리듯 볶아 비릿내를 없앤다.

2. 다시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멸치와 마늘을 넣고 볶다가 진간장 한 스푼을 뿌린다.

3. 오가피 시럽(설탕,혹은 물엿)을 듬뿍 넣고 달달 볶다가 통깨로 마무리.

 

 

 

 

따끈한 밥에 초밥소스와 소금을 뿌려 밑간을 하고 멸치볶음, 참기름, 통깨를 넣어 주먹밥을 만들었다.

 

 

 

접시에 주먹밥만 올려 놓기 심심해서 주먹밥에 쑥을 꼳아서 줬더니

아이는 그 것이 대단히 특별한 주먹밥인줄 알고 신이나서 우걱우걱 잘도 먹었다.

 

 

 

애초에 쑥은 쑥~하고 뽑아 버리고 멸치주먹밥만 야곰야곰 먹을거라고 생각한

나의 예상을 뒤엎고 아이는 쑥까지 자근자근 씹어 먹으며 한 술 더떠 "쑥향이 참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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