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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참꽃)의 시절이 초췌하게 바래갈 즈음
이제 산에서는 산철쭉(개꽃)이 잎을 달고 고요하게 피어나고 있었다.
어릴 때 마을 뒷산에서 피어나던 그 순백의 산철쭉이 있을까 두리번 거리다가
봄 볕을 쬐이며 느긋하게 일광욕을 즐기던 꽃뱀(유혈목이)의 심기만 불편하게 했었다.
바싹마른 낙엽을 가르며 "스르륵" 듣기만 해도 오소소 소름이 돋는 소리를 내며
쏜살같이 내려가던 그 놈의 초록색 꼬리가 아직도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그 놈의 영역을 침해하고 범한 것은 나일텐데
나는 머리끝이 쭈뼛서는 소름을 느끼며 내 구역을 침해 받은 자처럼 분노했었다.
정작 분노를 해야 하는 자는 따로 있었는데도 말이다.
사정이 어찌되었든 진달래가 지고 산철쭉이 활짝 피면
발 밑을 조심해야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가만! 이제 보니 산철쭉이 깔깔거리며 웃고 있었네?!
흠,,, 그래,,, 생각해보니 나도 내 꼴이 참 우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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