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까만 거미"는 아니지만...1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까만 거미"는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거미만 보면 저절로 떠오르는 시가 하나 있다.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거미 - 김수영, 1954.10.5 슬픔과는 또 다른 설움이라는 단어를 오래전에 잊었다. 그러나 우연히 프레임 속에 갇힌 거미를 보며 김수영의 거미를 떠올리니 오래전에 잊어버렸다던 설움이라는 단어가 세삼스럽게 느껴졌다. 바라는 것이 있어 설움에 몸을 태운다는 시인 처럼 나 역시 바라는 것이 너무 많아 설움도 첩첩이었던 적이 있었다. 바라는 것이 사라지고 나니 첩첩이던 설움도 사라졌다던 어느 먼 옛날의 기억, 과연 그 때 그 것.. 2011. 7. 15.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