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이 화분에 걸려 지난 겨울을 났던 취설송.
여름이 되기전
주렁주렁 걸려 있는 걸이화분이 지저분해 보여서 옹기화분으로 분갈이를 했었다.
분갈이를 하면서 축축 늘어지는 취설송 가지를 잘라
작은 옹기화분에 꺾꽂이를 해 놓았었는데
다행히 죽지 않고 뿌리를 잘 내려줬다.
심한 가뭄탓에 날이 건조했던 것이 취설송에겐 도움이 되었나보다.
뿌리가 잘 내린 것 같아 물을 주고 휴가를 다녀와 보니
취설송이 몰라보게 웃자라 있었다.
웃자란 부분을 잘라주면 모양이 더 예쁠 것 같아 자르려고 보니
이파리 모양이 조금 이상했다.
이파리 같지는 않고...
혹시 꽃대가 아닐까 싶어 그냥 뒀더니
아니나 달라
취설송이 꽃대를 높이 올리는 거다.
후로 일주일이 지났으니 이젠 꽃을 보여주겠지?
그랬는데 아직까지 이 모양이다.
벌써 보름이 넘었다.
꽃은 도대체 언제 피려나?
혹시 내가 자리를 비운틈에 폈다 진 건 아닌가?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취설송은 키우면서 단 한 번도 꽃을 보여주지 않았던 녀석이라
어떤 모양의 꽃이 어떤 빛깔로 피어날지
너무너무 궁금하다.
필 때가 되면 어련히 알아서 필까.
알면서도
나는 왜 이렇게 애가 타는 지.
줄기가 잘려나간 자리에서 또 다시 작은 잎을 틔우는 취설송.
참 보잘 것 없던 한 뿌리였는데...
식물도 오래 키우면 애착이란 게 생기나 보다.
반려식물.
주머니에 넣고 다녀도 되는
조그맣고 앙증맞은 반려식물.
"언능 꽃 쫌 피우지? 존 말 헐 띠... 안 그럼 확~ 짤라버린다?!"
나는 오늘도 취설송에게 협박을 한다.
그레이스 옥 : 나 같음 심정 상해서 꽃 안 피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