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들꽃으로 피어나라

강아지풀과 하늘 그리고...

by 서 련 2020. 10. 21.
728x90
반응형

길과 둑이 만나는 소실점을 조용히 바라본다.
해 질 녘에 커다란 오동나무 잎을 꺾어 들고 춤을 추던 아이가 있었다.

오동나무 잎자루가 부러지자 아이는 강아지 풀을 뜯어 바지 뒤춤에 꽂고 강아지 흉내를 내었다.
소실점 어딘가에 숨어 있던 그 아이의 잔상들이 폰카 셔터를 누를 때마다 툭툭 튀어나왔다.

이 길 위엔 어린 딸과의 추억들이 켜켜이 쌓여있다.
길 위의 강아지풀도 아이와의 추억을 먹고 나고 지고 했을 것이다.

찬바람이 불어 그 푸르던 잎이 누렇게 변해버렸다.
이렇게 피고 지고를 반복했을 강아지풀은 그 아이를 기억하고 있을까?

엄마 품에 달랑 안기던 여섯 살 꼬맹이가 문득 그립다.
그리고 젊음이 젊음 인지도 모르고 마냥 젊었었을 지난날의 나도 그립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