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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07104

유종지미 Memory of the day 2007/12/24 (월) 16:48 동네가 떠나가라 엄마를 부르며 집으로 들어오는 아이의 손에는 달력이 하나 들려 있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랑 만든 DIY 달력. 점토공예 시간에 만든 작은 액자 소품도 하나 더 들려 있었다. 책가방에 실내화 가방 그리고 수업시간에 만든 달력이랑 점토공예 시간에 만든 액자... 그 많은 것을 잊어버리지도 않고 용캐 잘도 챙겨 온 아이가 문득 낯설었다. 얼마전 기말고사를 치르고 아이 담임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아이 시험 성적을 보고 많이 실망하지 않았냐는 전화였다. 학년 평균 점수를 한참이나 밑도는 점수였지만 나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씩씩하게 말을 했다. 그리고 방학 동안 나름대로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 줄 계획이라고 말을 했다. 사실 점.. 2007. 9. 21.
저녁 한 때 Memory of the day 2007/12/23 (일) 19:06 지름 30센티미터 정도의 분홍색 플라스틱 링과 지름 10센티미터정도의 작은 공을 손에 쥔 아이가 아빠를 부른다. "아빠, 이거 받아 보세요." 아이의 아빠는 말없이 티비 브라운관만을 응시한다. "아빠, 이것 좀 받아 보라니까요?" 아이는 장난감 링을 자신의 아빠에게 건네며 놀아 줄 것을 강요한다. "아빠는 TV 볼꺼야." "내가 재미있게 놀아 줄게요." "에이 정마~알... 왜 이렇게 아빠를 괴롭히는 거시야아?" "아니예요, 아빠를 괴롭히려고 그러는건 절대로 아니예요. 아빠랑 놀아 줄려고 그러는 거라니까요? 아빠아~~" 플라스틱 링과 공을 손에 쥔 채, 한참을 조르던 아이는 아빠와 놀 것을 포기하고 혼자 놀기 시작한다. 설거지를 하며 .. 2007. 9. 21.
인터넷 TV Memory of the day 2007/12/18 (화) 06:10 다시는 사랑도 이별도 안하려고 두 손이 두 눈을 가려봐도....♬ 아이를 학교에 보내놓고 얼마 되지 않아 휴대폰 벨이 울렸다. '나쁘지 않아...' 이삼일 전에 바꾼 휴대폰 벨소리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그랬는지 단말기 액정에 발신자 번호를 확인도 하지 않고 전화를 받았다. 역시나 전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정형화 되고 단정하고 깨끗하고 밝은 텔레마켓터의 음성이었다. 전에 같으면 더 들어 볼 것도 없이 바쁘다는 핑개를 대며 곧바로 전화를 끊었을 텐데... 벨소리때문이었는지 아님 무겁게 누르던 일이 끝난 다음에 밀려든 여유때문이었는지 나는 애써 전화를 끊으려고 하지 않고 상대편의 말에 귀를 귀울였다. 내가 사용하고 있.. 2007. 9. 21.
맥주잔 Memory of the day 2007/12/14 (금) 16:48 종일 설거지통에 쌓아둔 그릇을 좀 전에 말끔히 씻었다.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하면 간혹 그릇을 깨는 일이 있지.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집안 일을 하기 싫을 때 설거지를 하면 꼭 뭘 하나 깨먹는다는 징크스가 있다. 오늘도 정확히 적중하는 나의 징크스. 일전엔 큼직한 내열냄비 뚜껑을 하나 왕창 해먹었는데... 오늘은 남편이 애용하는 맥주잔을 해먹었다. 집엔 저것보다 더 고급스런 맥주잔이 여러 개 있는데 남편은 유독 저 멋대가리 없는 유리잔을 사랑한다. 저 잔이 아니면 맥주 마시는 걸 포기 할 정도로 애착을 가지는 235ml의 밋밋한 맥주잔. 폭이 좁아 씻기도 불편하고 심심하면 손아귀에서 탈출하는 235ml의 뺀질이 맥주잔. 뺀질거렸으.. 2007. 9. 21.
재주도 좋아 Memory of the day 2007/12/12 (수) 06:18 사진 한번 잘 봐봐. 뭘까? 뭘 그린 걸까? 우리 남편 개똥이님께서 어제 아침에 입고간 셔츠의 등짝부분 되시것습니다. 셔츠를 입은채 볼펜으로 등짝에다 난을 치셨더군. 등이 가려워서 볼펜(모나미 볼펜)으로 등을 긁었는데 평소보다 시원하더라나? 그래서 어째된 일인가 하고 볼펜을 봤더니 볼펜심이 나와 있더라는 거다. 지난 번에도 셔츠에 저런 낙서가 되어 있었는데 나는 우리 지니가 낙서한 줄로만 알았지 누가 저럴 줄 알았겠어? 괜히 또 애만 잡을 뻔 했잖아. 지니가 어릴때 옷에다 낙서를 자주 했었거든. 볼펜으로 내 오리털 파카 등짝에다 눈도 그리고 코도 그리고 그랬었는데... 그런 덕에 옷에 묻은 볼펜자국은 물파스로 지우면 깨끗이 지워진다는 .. 2007. 9. 21.
나쁘지 않아 Memory of the day 2007/12/08 (토) 17:22 지금 시각 오후 다섯시 19분... 어느 덧 땅거미가 깔린 창문 너머로 가로등 불빛이 발그레하니 미지근한 열기를 내뿜으며 배실배실 쪼개고 있다. 뭐했어? 남사 갔다 왔어. 거기서 뭐했어? 뭐하긴... 밥 먹고... 놀았지. 뭐하고 놀았어? 보시다시피... 남사 들녘을 어슬렁 거리다 왔지 뭐. 아버님은 지니한테 연날리는 법을 가르쳐 주시다가 당신께서 혼자 신이나셨고 지니는 털부츠에 풀씨 같은 게 붙었는데 그걸 떼달라고 아빠한테 졸랐으며 애아빠는 그 풀씨가 대체 어디에 붙어 있냐며 이리저리 찾고 있지. 그리고 나는... ... 멀찌감치 떨어져서 오랜만에 몰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 사진을 보면서 나는 문득... '그래... 여.. 2007. 9. 21.
눈사람(클레이아트)  Memory of the day 2007/12/05 (수) 14:58 아이가 만들어 온 눈사람. 이번 주 클레이아트(점토공예)시간에 만들어 온 거다. 천원에 세줄짜리 싸구려 요구르트병 만한 크기의 아주 불만스럽게 생긴 눈사람이다. (아니, 아주 예쁜 눈사람이라고 적으랜다 -.ㅡ;) 하여간 촛대 아래를 장식한 눈사람이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서 아이는 눈을 기다렸다. 일기예보에서 강원도 산간지방에 눈이 왔다는 소리만 들려도 창문을 열어 놓고 마치 여기도 눈이 온 것 처럼 환호성을 지르던 아이... 사실은... 나도 눈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눈이 많이 오면 놀이터에서 하루 종일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그렇게 놀아야 겠다. 학교는? 학교? 그까이꺼 대충 하루 쉬라 그러지 뭐. 선생님도 대충 .. 2007. 9. 21.
닭대가리 Memory of the day 2007/12/04 (화) 09:16 어젠 일이 있어서 좀 많이 걸어다녔지. 느긋한 마음으로 겨울바람을 맞서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렇게 춥지만은 않았어. 절대적인 여유가 주는 충만함은 그 어떤 "외적인 장애"에도 굴하지 않는 크나큰 힘이 되어 주지. 혹자는 나의 이런 절대적인 여유를 소득창출이 없는 무의미한 것이라 폄하하여 '니힐리스틱한 상태'로 나를 밀치려하지만 이제 나는 더 이상 거기에 휩쓸려 넘어지지 않을거다. 소득창출이 있기 전에 선행되어야 하는 그 무엇이, 무엇인지 알아버렸거든. 간단하게 답이 나오더군. 에너지 창출... 혹자가 말 하고 있는 나의 이 모든 "쓸데없는 짓거리"는 나에게 무한한 에너지를 주고 있는 이른바 "에너지 창출의 원동력"이 되고 있었던.. 2007. 9. 21.
저녁엔 청국장이나 끓일까? Memory of the day 2007/12/02 (일) 16:56 어제 남사로 가는 길에 귤을 한 상자 샀었는데 정말 싸더라. 큰 길가에 현수막을 걸어 놓고, 트럭에다 과일을 잔뜩 싣고 파는 곳에서 사서 그랬는지 아니면 요즘 귤 값이 원래 그렇게 싸서 그런 건지 아무튼 싸더군. 8천원을 주고 한 상자 사고 홍시도 좀 사고 그렇게 시댁이 있는 남사엘 갔었다. 남사엘 가면 개똥이는 여전히 친구들 만나러 마실 댕기느라 바쁘고 나는 청소를 하는 척하며 온 집안을 뒤져 이것 저것 챙겨오기 바쁘지... ...^^; 어제는 뭘 챙겨왔냐면... 아버님의 여자친구 상철엄니께서 청국장을 만들어 주셨다더군. 해마다 아버님이 콩 농사를 지으시면 상철엄니 댁에 가셔서는 커다란 가마 솥에 콩을 삶아 청국장을 만들어 오시는데 .. 2007. 9. 21.
재떨이 Memory of the day 2007/11/30 (금) 09:33 오늘이 11월의 마지막날이구나! 에이... 담배 냄새... 사진만 봐도 냄새가 진동을 하는 것 같아. 울 신랑이 아침마다 변기에 앉아서 피우다 남은 담배 꽁초. 살짝 비워주려고 하는데... 또 살짝 갈등이 생기네... 항상 재떨이 비워 놓고 나면 신랑 담배가 똑 떨어져 꽁초를 찾는다는 징크스가 있거든. 언젠가 청소를 하면서 재떨이를 비워 버리던 그 다음 날 아침... 담배가 떨어진 개똥이가 재떨이를 왜 치웠냐고 막 지랄을 하는 거야. 내도록 안버리다가 하필이면 이럴때 담배꽁초를 버리냐고....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그 다음부터는 재떨이가 넘치던 말던 재떨이엔 절대 손을 대지 않았지. 그게 벌써 3년 전이네...^^ 그래놓구선 자기도 미.. 2007. 9. 21.
작은별^^ Memory of the day 2007/11/26 (월) 05:51 2006년 5월 4일 오후 4시경... 따뜻한 봄 날 오후에 나는 뭘 하고 있었던 걸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생각이 나네... 한때의 기억으로 남겨진 사진 한장. 나만의 기억들로 가득찬 사진 한장. 졸참나무 어린 잎사귀 위로 떨어지는 봄날의 햇살이 아슬아슬 했다. Mozart - 12Variations on "Ah, vous dirai-je maman" K. 265 / 300e 12Variations on "Ah, vous dirai-je maman" K. 265 / 300e 백혜선, piano 12Variations on "Ah, vous dirai-je maman" K. 265 / 300e Clara Haskil, piano 1.. 2007. 9. 21.
지난 밤 꿈 Memory of the day 2007/11/25 (일) 11:07 지난 밤에 꿈을 꿨어. 꿈속에서 시장엘 갔었지. 구두를 사러... 한참 구두를 고르는데 점원이 자꾸만 맘에 들지 않는 구두를 강요하는 거야. 그래서 불쾌해서 구둣방을 획하니 나와서 집으로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사방이 캄캄해지더니 주위가 갑자기 황량해지는 거야. 어딘지도 모를 낯선 곳에서 우두커니 서있는 나... 공포 그 자체였지. 꿈 속에서 시계를 봤었는데... 오후 3시가 넘었더군. 시장에 올 때만해도 오전이었는데... 아무리 꿈속이라도 그렇지 참 어이가 없었던 거야. 지니가 1시쯤에 집에 오는데 두어 시간을 집앞에서 나를 찾으며 울고 있었겠구나하는 생각을 하니 참... 눈 앞이 캄캄한거야. 방금까지 꿈이라는 생각을 했음에도.. 2007.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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