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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509

매실꽃-봄소풍 토요일 아침. 미세먼지도 없고 어쩐 일로 날이 화창하니 좋았다. 현미밥으로 김밥을 싸다가 문득 시골집에 있는 매실나무가 생각났다. 꽃이 필 때가 되었을 텐데... 식탁에 놓으려던 김밥을 도시락에 담아 시골집 마당으로 소풍을 갔다. 정말 오랜만에 들려보는 시골집이었다. 그동안 남편이 오며 가며 청소를 열심히 했다더니 정말 깔끔하게 잘 정돈이 되어있었다. 마당에 놓인 파라솔 탁자에 김밥을 차려놓고 아침 겸 점심을 먹으며 소풍 온 기분을 흠뻑 느꼈다. 텃밭에는 냉이꽃과 꽃다지꽃이 한가득 피어 있었고 울타리에 개나리는 노란 꽃망울을 뾰족 내밀고 있었다. 제법 크게 자란 매실나무에도 꽃이 한창이었다. 사방이 봄으로 찬란하게 피어나고 있던 따뜻하고 평화로운 한 때였다. 2024. 3. 24.
정리되지 않은 감정 요 며칠 나를 당혹하게 만든 감정이 있었다. 좀처럼 느껴보지 못한 감정... 예전 같으면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을 일이... 왜 하필 그 시점에서 그런 감정이 일었는지 모를 일이다. 상황은 모두 흘러간 상태. 그러나 해소되지 않은 감정이 자꾸만 그 시점을 서성인다. 길게 늘어진 감정의 실타래가 얽혀버리기 전에 얼른 정리를 해야 할 텐데 오늘도 여전히 정리가 쉽지 않다. 그냥... 흐르는 시간에 맡겨볼까? 그러다 운 좋게 망각이라는 행운을 만나면 이 당혹감도 씻은 듯이 사라지겠지... 2024. 3. 21.
꽃샘추위가 너무 싫어. 10일 전, 낮 기온이 18도까지 올라 에어컨을 켜고 운전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제는 겨울도 다 갔구나!' 란 생각을 했었는데 겨울보다 더 혹독한 꽃샘추위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을 미처 못했다. 어제부터 날이 너무 춥다. 연일 비가 오고 날이 궂다가 모처럼 날이 쨍한 주말이다. 그런데 꽃샘추위 때문에 밖에 나가기가 꺼려진다. 오늘은 근처 전통시장 장날인데... 한낮에는 햇살이 좋아 그렇게 쌀쌀하진 않겠지? 이따가 두꺼운 외투 껴입고 잠깐 나갔다 와야겠다. 그냥, 꽃샘추위 없이 봄이 오면 안 되나? 해마다 찾아오는 꽃샘추위 너! 난 니가 너무 싫다. 2024. 3. 2.
캠핑에 대한 短想-악몽을 추억하다 가끔 불 멍을 때리고 싶을 때 꺼내보는 사진이다. 2012년,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그때는 딸내미가 어릴 때라 자주 캠핑을 다니곤 했다. 텐트와 캠핑장비 그리고 먹거리를 트렁크에 바리바리 챙겨 넣고 어린 고양이와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집을 나서던 그런 날이 있었다. 추울 때는 추워서 더울 때는 더워서 생고생을 하다가 거지 꼴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도 챙겨야 하고 고양이도 챙겨야 하고 술 취한 남편도 챙겨야 해서 정작 캠핑의 낭만? 같은 것은 느껴보지도 못했다. 다행히 아이가 중학생이 된 이후에는 더 이상 캠핑을 다니지 않았다. 가끔씩 남편은 자기가 전부 알아서 할 테니 같이 가자고 조르지만 내 대답은 언제나 NO!!! 남편은 늘 자기가 알아서 할 테니 손가락하나 까딱하지 말라고 했다. .. 2024. 1. 13.
하얀 세상과 지룩한 현실 아침부터 뜬금없이 눈이 내렸다. '어제는 눈 온다는 소린 없었는데....' 아침 뉴스에선 하루 종일 많은 양의 눈이 내릴 것이라고 예보를 했다. 험난한 퇴근길을 예상하며 출근을 했지만 정작 눈은 예보한 만큼 많이 내리진 않았다. 오후엔 눈이 비로 내려 거리가 온통 지룩지룩했다. 자동차 와이퍼가 간헐적으로 내뱉는 드르륵 소릴 들으며 퇴근을 했다. 교체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와이퍼에서 가끔 드르륵 소리가 났다. 유막을 제거할 때가 되었나 보다. 이따금씩 나는 생각한다. 눈이 많이 와서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렸으면 좋겠다고... 그 하얀 눈으로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눈썰매도 타는... 내 생각은 온통 하얀 세상을 꿈꾼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생각일 뿐... 눈이 오면 생각과는 다르게 할 일이 많.. 2024. 1. 9.
2024년 1월 1일 새해 다짐 작년에도 그러했듯이 올 해도 날마다 조금씩 조금씩 새로워지는 하루하루를 만들어 가자. 물론 시간이 갈수록 조급한 마음이 들겠지. 하지만 그럴 때마다 늦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잘 다독여 주자. 새해엔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중대한 것에 이르기까지 내가 바라는 모는 것을 가능하게 하리라. 2024. 1. 1.
눈 멍으로 시작하는 하루 창 너머로 눈 그림자가 펄펄 날렸다. 밤 새 내리던 비가 눈으로 바뀐 모양이다. 눈을 비비고 일어나 겉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갔다. 솜뭉치 같은 하얀 눈이 내 눈 위로 떨어져 물이 되었다. 차갑고 시원하다. 출근하는 아침이었다면 출퇴근 길 걱정으로 마음이 좀 무거웠을 텐데 주말이라 그런 걱정은 없다. 싸늘한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날리는 눈을 보며 잠시 머리를 식히다 집으로 돌아왔다. 달콤한 사과향이 나를 반긴다. 조금 전 집 안에 있을 땐 몰랐는데... 새로 들인 디퓨저에서는 이런 향기가 나는구나... 이제 아침 준비를 해야 하는데 모두들 한 밤 중이다. 그래서 나는 모처럼 혼자가 되었다. 창가에 서서 눈 내리는 풍경을 좀 더 봐야겠다.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말이다. 오늘은 눈 멍으로 하루를.. 2023. 12. 16.
다사다난 했던 2023년 2023년 12월...! 정신을 차려보니 12월이다. 느닷없이 12월이 된 것도 아닐 텐데 이렇게 어이가 없는 건 왜일까? 유독 내 시간만 빠르게 흐른다는 느낌은 괜한 느낌인지 알 수가 없다. 내도록 평온하다가 12월만 되면 왜 이렇게 마음이 초조해지는지 그것 또한 정말이지 알 길이 없다. 원인 모를 초조함을 잠시 내려놓고 '연말'이라는 말에 집중을 하자. 연말... 집중하고 말고도 없이'다사다난'이란 말이 자동연상 된다. 그랬다. 나의 일 년도 다사다난했다. 돈 공부에 매진을 하다가 돈 보다 시급한 게 건강이라는 생각에 지난 6개월 동안 건강해지는 일에 전력을 다 했다. 그 덕에 건강검진 결과도 대만족이었다. 생각해 보니 많은 것을 이뤄내고 많은 것을 배운 한 해였다. 열심히 배우고 노력한 나에게 격려.. 2023. 12. 13.
계절이 바뀌고 있었다.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아침, 여느 때처럼 옷을 입고 집을 나섰다가 옷깃을 파고드는 싸늘한 공기에 적잖이 당황하고 말았다. '여름이 끝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그러고 보니 추석이 지난 지도 보름이 넘었다. 추워질 때가 된 것인데 추위가 닥치는 것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새삼스러운지 모르겠다. 잔뜩 웅크린 모습으로 볼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서둘러 옷정리를 시작했다. 이렇게 또... 계절이 바뀌고 있었다. 2023. 10. 16.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소설책을 펼쳐 들었다. 활자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오자 행간에 숨었던 이야기들이 날아오르면서 사건이 전개된다. 때로는 지루하게 때로는 흥미진진하게... 인물, 사건, 배경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짧은 묘사로는 세밀하게 상상할 수 없는 상황들이 등장한다. 그럴 때면 오롯이 나만의 상상을 더해 이야기를 풀어가야만 한다. 눈으로는 하얀 백지 위에 인쇄된 검은 활자를 보면서 머릿속으로는 천연색 영상을 떠올려야 하니 영화를 보는 것보다 책을 읽는 것이 더 힘든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 읽는 이 소설은 이렇다 할 줄거리도 없고 상황묘사도 너무 장황하거니와 문장도 몹시 길어 중간에 주어가 뭐였는지 잊어버려 다시 문장을 거슬러 읽어야 한다. 그래서 읽기가 몹시 불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2023. 10. 9.
어느덧 시월... 길고 긴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시월이 찾아왔다. 시월이...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지?" 하고 하소연만 하다가 정작 중요한 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먹고 사느라 애쓰며 사는 일 말고도 중요한 일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선뜻 대답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마음속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日新又日新의 자기실현 본능을 모른 척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늘은 무엇으로 새로워질까?라고 생각할 틈도 없이 하루는 저물어 버렸다. 자각하는 삶과 자각하지 않는 삶 사이를 오가다 나는 늘 넋을 잃고 길을 잃었다. 나를 오롯이 나이게 하는 삶에 집중하고 싶지만 그러기엔 내가 영위하고 있는 것, 아니 나를 점령하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이고 싶다는 말을 이렇게 어렵게 한다. 2023. 10. 8.
섭생에 관하여/커피끊기 92일차 무질서하고 나태했던 긴긴 추석 연휴가 끝이 났다. 명절 음식을 앞에 두고 나의 섭생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제어하기가 힘들었다. 그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꼬박 이틀을 인후통으로 몸살을 앓았다. 예전에 비하면 이틀은 앓아누웠다고 표현할 수 조차 없는 짧은 시간이다. 그간 커피 마시지 않기, 가공식품 멀리하기, 술 마시지 않기 등등의 섭생을 꾸준히 해왔던 덕인 것 같다. 커피 끊기 92일 차... 끙끙 앓던 이틀 동안 제일 생각나는 것이 달달한 믹스커피였다. 커피 한 잔만 마시면 인후통이 싹 다 나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커피대신 도라지차를 마셨다. '딱 한 잔만 마셔 볼까?' 하는 마음의 소리를 애써 외면해야만 했다. '술은 마셔도 커피는 절대 안 돼!' 커피에 관한 한 타협은 없다. 그래서 더.. 2023.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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