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추억은 낙엽처럼515 겨울이 깊어질수록 따뜻함도 깊어지겠다. 연일 최저 기온을 갱신하며 겨울이 겨울다워지고 있다.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다운 코트를 입고도 춥다 소리가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겨울이 깊어지고 있다는 뜻이겠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집안은 따뜻하다. 퇴근 후 따뜻한 집으로 들어와 따뜻한 저녁을 먹고 오늘 분량의 집안일을 끝낸다. 그리고 따뜻한 침대에 배를 깔고 엎드려 이순칠 교수의 《퀀텀의 세계》를 읽는다. 양자 역학의 기본부터 차근차근 읽는다. 하지만 알아 갈수록 이해할 수 없는 양자의 세계... 어릴 때 자주 부르던 동요의 한 부분이 생각난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오늘 분량의 책을 다 읽었으니 이젠 따뜻하게 잘 시간이다. 겨울다운 겨울 때문에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 감사한 오늘이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따뜻함도 깊어지겠다. 2022. 12. 19. 집으로 오는 길, 멀고도 험한 길이었다. 오늘도 종일 눈이 왔다. 하루 종일 일은 뒷전이었고 하염없이 내리는 눈만 바라보았다. 하얀 눈의 낭만? 뭐 이딴 걸 생각하느라 그런 건 아니었고 당장 퇴근해서 집에 갈 일이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4시가 지날 무렵 눈발이 점점 거세졌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하던 일을 팽개치고 조기 퇴근을 했다. 길이 얼기 전에 얼른 집으로 가는 게 상책이었기 때문이다. 집에 가려면 먼저 눈 속에 파묻혀 있는 자동차를 구해 줘야 한다. 나는 트렁크에 실린 고무 밀대를 꺼내 자동차에 소복히 쌓인 눈을 재빠르게 밀어내고 거북이 주행을 시작했다. 느릿느릿 20분을 달렸을까? 갑자기 길이 너무 밀리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미끄럼 사고가 난 것 같았다. 눈은 펑펑 쏟아지고 차는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길이 얼마나 미끄러운지 출.. 2022. 12. 15. 이번 겨울은 눈이 많이 오려나? 아침부터 눈이 끊임없이 쏟아졌다. 눈이 내리자마자 녹아버려서 많이 쌓이지는 않았다. 퇴근을 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도 눈이 많이 왔다. 거의 폭설 수준으로 쏟아졌다. 사이드 미러에 눈이 쌓여 운전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자동차 뒤창에도 눈이 쌓여 룸미러가 무용지물이었다. 신호 대기 중에 왼쪽 사이드 미러만 닦아 겨우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첫눈 오던 날도 출근 시간에 맞춰 폭설이 내리는 바람에 하얀 벌판을 거북이 주행으로 출근을 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 겨울은 눈이 많이 내리려나 보다. 밤 새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있었다. 내일도 일찌감치 출근길에 올라 거북이 주행으로 엉금엉금 출근을 해야겠다. 지금은 밤 9시. 오후 6시면 온다던 택배가 밤 9시가 되어서 도착을 했다. 하루 종일 눈 쌓인 .. 2022. 12. 13. 다육식물 - 까라솔/적심 시골집에서 키우던 다육이들을 집으로 데리고 왔다. 추위에 약한 식물이 온기가 없는 시골집에서 겨울을 잘 날 수 있을까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그중 까라솔은 1년 사이 몸집이 세배나 불었는데 옮기는 과정에서 상처가 많이 났다. 까라솔은 조심히 다뤄야 하는 식물이다. 잎과 잎이 서로 부딪히는 부분은 까맣게 변하고 조금 과하게 눌렸다 싶으면 여지없이 까맣게 멍이 든다. 나름대로 조심한다고 했는데 여기저기 멍이 들었다. 곁가지도 하나 부러져 나갔다. 내 실수였다. 손에 들고 있던 플라스틱 반찬통을 하필이면 까라솔 위로 떨어뜨리는 바람에 아름다운 꽃송이 하나가 그만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댕강 부러진 것이다. 가운뎃 기둥을 중심으로 곁가지 5개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날아든 플라스틱 통 때문.. 2022. 12. 10. 이중적인 잣대 내일부터 춥다더니 밤 공기가 예사롭지 않다. 문득 그저께 낮에 보았던 민들레가 생각났다. 그 동안 큰 추위가 없던 탓에 철도 모르고 피어있었다. 이젠 겨울이다. 추운게 당연한 겨울. 철 없이 민들레가 피었다고 겨울이 봄이 되진 않는다. 추운 건 싫지만 겨울은 겨울 답게 추워야 한다. 종일 날이 스산했다. 눈이나 펑펑 왔으면 좋겠다는 동료의 말에 맞장구를 치다가 눈이 오면 출근하기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현실은 늘 이중적이다. 아니, 현실을 바라보는 나의 잣대가 이중적이다. 2022. 11. 30. 자기 일에 집중하는 아름다움 건강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갔었다. 미루고 미루다가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서 병원에 전화를 했다. 내가 가는 병원은 검강검진 예약을 받지 않는다. 그걸 알면서도 혹시나 규정이 변경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그냥 내 생각일 뿐이었다. "예약 안 하셔도 되구요, 10시간 공복 상태로 나오세요." 친절한 목소리가 끊기고 문자 한 통이 왔다. 병원 진료시간 안내가 담긴 문자였다. '참 친절하기도 하지...' 그 병원은 유독 그렇게 친절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병원에 가는 것을 자꾸 미루고 뜸을 들였다. 아마도 내 무의식이 병원을 싫어해서 생긴 일이었나 보다. 병원의 친절한 응대는 병원에 가기 싫다며 잠들어 있던 내 무의식을 살살 흔들어 깨워줬다. 일.. 2022. 11. 26. 양자물리학에 빠지다 - 즐거운 상상 론다 번의 《시크릿》을 읽다가 양자물리학에 첨벙 빠져버렸다. 이전까지 몰랐던 미시세계에 관한 이야기가 나를 사로잡았던 것이다. "세상 만물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리처드 파인만- 양자역학은 원자의 움직임을 기술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백 억분의 1m 크기의 원자의 움직임을 도대체 어떻게 알 수가 있지? 유튜브에서 철학하는 과학자 김상욱 교수님의 양자물리학 강의를 찾아보고 있다. 양자 도약, 중첩과 얽힘 등의 원자의 움직임은 설명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다고 한다. 거시 세계의 관점으로 보면 양자 물리학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학문일까? 그러기엔 우리가 날마다 사용하는 전기, 컴퓨터, 휴대폰은 양자물리학에 기초를 두고 있으니 모래 위에 성을 짓는 학문이 아님은 분명하다. 미시 세계에선 거시 세계의 .. 2022. 11. 23. 아침 한 때, 우아하게 뒹굴거리자. 겨울 날 준비도 다 해놨으니 이번 주는 두 발 뻗고 우아하게 뒹굴거려야지. 우아하게 뒹굴거리며 드라마 재방을 본다. TVN에서 하는 '슈룹' 이다. '슈룹'은 우산의 옛말이라고 한다. 회를 거듭할수록 제목이 왜 '슈룹'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비바람을 막아주는 커다란 우산 같은 엄마(중전마마)의 고군분투가 재미있는 드라마다. 아무튼 저 번 주에 김장하느라 본 방을 못 봤는데 때마침 지금 재방을 하고 있다. 오늘은 슈룹을 보면서 뒹굴거리고 있다. 이번 달에 주문한 책 《시크릿》과 《시작의 기술》은 벌써 다 읽었다. 하지만 두 번 세 번, 많이 많이 읽어서 내 것으로 커스터마이징 해야징... 앗! 광고 타임 끝났다. 슈룹 보자! 2022. 11. 19. 막간을 이용한 마당 캠핑 - 돌판 구이 삼겹살과 다육이 시골집 마당에 있는 단풍나무가 빨갛게 물들었다. 주말에 비가 오면 날씨가 추워진다고 해서 비가 내리기 전에 서둘러 왔다. 밭에 무를 뽑아서 김치를 담고 다육이는 얼지 않게 집 안으로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도착하자마자 밭에서 달랑무를 뽑아 손질해서 소금에 절여 놓고 마당에서 아침겸 점심을 먹었다. 추수가 끝난 들판을 배경으로 돌판에 삼겹살을 구웠다. 가끔 시당숙 어른이 마당 캠핑을 하러 시골집에 들르시는데 그때 가져다 놓은 돌판이 있었다. 숯불에 돌을 얹어 달군 다음 삼겹살을 올려 굽는데 타지도 않고 정말 기가 막히게 잘 구워졌다. 고기를 굽고 기름을 잔뜩 먹은 돌 위에 김치를 올려서 구웠더니 그것 역시 기가 막혔다. 당숙은 어디서 저런 돌을 가져다 놓으셨는지 생각할수록 신통하다. 물론 돌판이 신통 하단.. 2022. 11. 12. YOLO 청산 그 후... YOLO,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며 소비하는 태도를 말한다. 즉, 미래 또는 타인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글 출처: 네이버 지식 백과 -시사상식 사전- 지난날 나는 철저히 행복한 개인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YOLO"의 삶을 살았다. 현재의 나를 위해 작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을 주는 것은 "소비" 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 열심히 일한 나를 위해 매달 구두를 선물하고 옷을 선물하고 또 비싼 가방을 선물하고...... 그러느라 늘 월급은 통장을 스쳐갔다. 2020년 5월 31일 일기: https://narzissgun.tistory.com.. 2022. 11. 6. 제주에서 온 밀감 한 박스 15kg 밀감 한 박스가 도착했다. 제주에서 날아온 밀감은 선과장을 거치지 않고 농장에서 바로 왔다. 그래서 크기도 들쭉날쭉하고 무엇보다 선과장에서 나뒹굴지 않은 탓에 과육이 단단하고 엄청 셨다. 아직 푸른기가 가시지 않은 밀감을 베란다에 놓아두고 며칠을 더 익혔더니 노랗게 되었다. 물에 담가 조물조물 씻은 밀감은 처음처럼 그렇게 시지 않고 새콤달콤하다. 밀감은 조물조물 만져주면 신맛이 사라지고 더 달콤해지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제주에서 밀감을 보내온다. 유통과정이 달라 그런지 이 밀감은 시중에서 파는 밀감과는 완전히 다른 맛이 난다. 조금 더 싱싱하고 조금 더 신선하고 조금 더 자연친화적인... 맛이 난다. 밀감을 따느라 고생했을 지인을 생각하며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밀감을 .. 2022. 10. 25.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자기 객관화 10월 21일 금요일 요 며칠 이상하게 불편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해결책을 마련하고 해결을 보아도 감정의 찌꺼기는 말끔하게 사라지지 않았다. '왜 이렇게 불편한 거지?' 가뜩이나 날씨도 스산한데 유쾌하지 못한 기분은 점차 우울함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 불편한 감정의 근원이 무엇인지 되짚어 보려고 한글 문서를 열었다. 깜빡이는 커서를 바라보며 지난 며칠간 내게 있었던 일을 조목조목 나열하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나에게 어떤 일이 있었고 사람들이랑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기억을 더듬어 상세하게 그리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려고 노력을 했다. 두 시간쯤 흘렀을까? 최대한 객관적으로 기록한 며칠간의 일이 3페이지 분량으로 정리가 되었다. 정리가 된 3페이지 분량의 일기를 읽고 또.. 2022. 10. 21. 이전 1 2 3 4 5 6 7 ··· 43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