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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509

드라마가 지배하는 일상 3일간의 고된 추석 연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와 오늘은 정말이지 잘 쉬었다. 종일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드라마를 봤다. TVN에서 방영하는 "작은 아씨들"이란 드라마다. 첫 화부터 몰입도 완전 쩔어 본방사수를 시도했으나 해야 할 일이 많아 아쉽게도 2화부터는 본방사수를 하지 못했다. 그런 내 마음을 tvn에서는 또 어떻게 알았는지 1화~4화까지 연속방송으로 재방을 편성했다. 그걸 보느라 오늘 하루가 꼴딱 넘어가는 것도 몰랐다. '내 아까운 시간이 이렇게 허무하게 흘러가는구나... ' 뒤늦은 후회를 해 보지만 나는 어느새 극 중에 나오는 명품 구두에 꽂혀 "작은 아씨들 구두"로 쇼핑 검색을 하고 있었다. 극 중 "부"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명품 구두가 너무 예뻐서 갖고 싶어 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극 중 최도.. 2022. 9. 12.
본의 아니게 국도 드라이브를 하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만든 도시락 3종 세트다. 왼쪽부터 만두 찜, 김밥, 불고기 잡채. 내일이 추석인데 아버님이 계신 요양원에 들리려고 만들었다. 평소 아버님이 좋아하는 음식을 엄선해서 준비했다. 저녁에 씻어 불려둔 쌀로 밥을 짓고 갖가지 재료를 볶아 김밥을 싸고 잡채를 만들었다. 도시락은 아버님꺼랑 요양보호사님꺼랑 두 세트를 싸놓고 남은 김밥과 불고기 잡채로 아침을 먹고 요양원으로 갔다. 오이 노각 김치 한 통, 거봉포도 한 상자, 음료수 한 박스를 요양원에 내려놓고 아버님을 잘 부탁드린다고 꾸벅 인사를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봉화로 가는 길... 평택 제천 간 고속도로 산척 3 터널 앞에서 차가 멈췄다. 터널 입구 전광판에 "전방 4km 앞 사고 수습"이란 글자가 깜박거린다. 사고 수습이 잘 .. 2022. 9. 9.
파란 가을 하늘 어제는 태풍 힌남노 때문에 바짝 긴장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여긴 비만 조금 내리다 말았다. 그리고 아침엔 하늘이 이렇게나 파랬다. 일하기 딱 좋은 푸른 날, 푸른 하늘은 뒤로하고 오늘 하루 주어진 일을 부지런히 마치고 퇴근을 했다. 퇴근길에도 하늘은 파랬을까? 집에 와서 주차를 하는데 후방 카메라가 속을 썩여서 하늘이 노랬던 것만 같다. 카메라가 되다가 안되다가 했는데 내일은 또 되겠지? 안 되면? 고치면 되지 뭐. 곧 추석인데... 돈 들어갈 일만 잔뜩 생긴다. 짜증나... 하지만 짜증은 여기까지만 하고 그만... 정신 건강에 해로운 건 적당히 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나저나 파란 가을 하늘, 너~~무 이쁘다. 2022. 9. 6.
계절이 바뀌고 있다 벌써 수요일이다. 태풍이 오려는지 3일째 비가 오락가락한다. 덥다는 소리가 쏙 들어가게 쌀쌀한 저녁이다. 계절이 바뀌고 있다. 벌써 긴팔 옷을 여러 벌 꺼냈다. 옷 장에선 한 여름 반팔 옷과 간절기 긴팔 옷이 서로의 경계를 넘나들고 침대에선 여름 이불과 간절기 이불이 서로 엉겨서 뒹굴고 있다. 두 계절이 뒤섞이는 혼돈의 시공간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질서 정연함이 그리운 날, 두통이 날을 세운다. 2022. 8. 31.
산소로 소풍 가자! 처서가 되기 무섭게 시원한 바람이 불더니 요즘은 아침저녁으로 시원하다. 여전히 한 낮엔 에어컨 신세를 져야 하지만 새벽녘엔 이불이 필요할 정도로 서늘하다. 찬 바람이 부니 정신이 좀 돌아 오는 것 가트다^^ 그동안 못 한 일들도 막 생각나고 하고 싶은 것도 막 생기고 의욕이 충만해지고 있어. 바람직한 의욕 충만!! 오늘은 일찍 저녁을 먹고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볼까 하는데 날씨가 도와주질 않아.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으니 말이야. 꼭 가을비 가트다^^ 하긴 입추도 지나고 처서도 지났으니 이젠 가을이라고 해도 되지 않나? 그래 추석도 얼마 남지 않았잖아. 그러고 보니 주말엔 벌초도 가야 하는구나! 무려 강원도 둔내까지 갔다 와야 하는데...... 우리 집 남편께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나더러 벌초하러 같이.. 2022. 8. 25.
부락산 즐거움의 문 이젠 공원에 나가도 모기가 들러붙지 않는다. 귓가에 모기 앵앵 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개구리 소리 공원에 있는 연못에선 개구리가 우렁차게 울고 있었고 잔디 밭에선 각종 풀벌레 들이 저마다 야단스레 울어댔다. 개구리 소리와 각종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걷고 있으려니 낮 동안에 있었던 일들이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즐거움의 문으로 들어가 낮 동안에 있었던 유쾌하지 않은 일들을 공원에 남겨두고 나는 다시 즐거움의 문을 나왔다. 야간 산책... 밤 바람의 청량함이 온 몸으로 끼쳐왔다. 2022. 8. 18.
부락산 둘레길을 걷다. 우산을 쓰고 걷는다는 건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많이 되는 것 같다. 우산을 들고 걷는 것 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사진을 찍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하지만 불편함을 이끌고 터벅터벅 둘레길을 걷는 기분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연일 계속 비가 내린다. 집중호우 지역의 피해도 상상 이상으로 심각한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사는 동네는 수해와는 전혀 상관없는 지역이다. 20년 이상을 이곳에 살면서 그 흔한 도로 침수조차 목격해 본 적이 없다. 재난 방송을 보지 않았다면 비가 그렇게 많이 왔는지도 피해가 그렇게 심각한지도 모르고 지나갔을 것이다. 수해 없는 동네에 사는 것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글을 계속 진행하기에 앞서 이 번 수해로 유명을 달리하신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둘레길 투어.. 2022. 8. 14.
새벽 4시 30분 - 인상적인 한 때 마른장마가 끝나고 다시 시작된 장마를 매스컴에서는 2차 장마라고 칭했다. 2차 장마? 그럼 9~10월에 오는 늦장마는 3차 또 4차 장마쯤 되려나? 하여간 밤 새 어마어마한 양의 비가 내렸다. 물 폭탄처럼 하늘에서 퍼부어 대는 통에 밤 잠을 설쳤다. 뒤척뒤척... 아무리 잠을 청해도 잠이 오질 않아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았다. 새벽 4시경... 빗줄기가 잦아드는 것 같아 우산을 쓰고 산책을 나섰다. 비가 내리기 때문인지 밖은 서늘했다. 한 참을 걷다 작은 놀이 공원에 도착을 했을 무렵 빗줄기가 굵어졌다. 굵은 빗줄기는 잠시 피해가자 싶어서 정자 밑에 서 있었다. 그때 나는 보았다. 가로등에 비친 거센 빗줄기를. 휴대폰을 꺼내 그 순간을 기록으로 남겼으나 눈으로 보는 것 과는 다른 모습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 2022. 8. 9.
마당 캠핑과 이불 빨래 금요일 오후, 퇴근하자마자 시골집으로 갔다. 지난주에 조카사위를 맞이하느라 떠벌여 놓은 살림살이를 정리하려고 들렀다. 싱크대에 나와 있는 그릇 들을 찬장에 넣고 냉장고 속에 아무렇게 쑤셔 넣어둔 음식들도 정리했다. 내가 청소기로 집안의 먼지들을 정리하는 사이 남편과 딸내미는 마당에서는 캠핑을 즐기고 있었다. 딸은 솥뚜껑에 삼겹살을 구워 비빔면에 올려 먹었고 남편은 숯불에 닭을 구워 소주 한잔을 마시고 있었다. 딸내미가 만든 비빔면으로 저녁을 먹고 남편이 만든 숯불 닭구이로 맥주 한 모금을 마시니 정말 캠핑장에 와서 캠핑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평화로울 수는 없는 좋은 날이었다. 하지만 계속 눈누난나~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집주인 없는 집안의 살림살이를 자의로 맡았으니 맡은 바 본분을 다해야 .. 2022. 7. 31.
소주 한 잔 일요일에 예비 조카사위 환영식을 거하게 하느라 몹시 피로했다. 조카딸 시집보내는 것이 못내 서운했던 남편은 일찌감치 꽐라가 되어 예비 조카사위에게 조카딸을 잘 부탁한다고 눈물을 머금고 거듭거듭 당부를 했다. 남편은 아버님을 요양원에 보내고 난 이후부터 부쩍 눈물이 많아졌다. 맘 좋게 생긴 예비 조카사위는 예비 처삼촌의 눈물에 살짝 당황하더니 연신 알겠다고 그렇게 하겠다고 믿음직스럽게 굴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만나 결혼을 하고 양가가 서로 식구로 인연을 맺는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인 것 같다. 그 힘든 일을 우리 조카 딸랑구가 해 냈다. 대견하다. 예식장이 없어 결혼식은 올 해를 넘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모쪼록 잘 살았으면 한다. 조카 딸내미 시집보내는데 그 난리였으니... 우리 딸랑구 이제 시집.. 2022. 7. 25.
아버지와 옥수수 아버님이 계신 요양원에 들러 아버님을 모시고 시골집으로 왔다. 한시적으로 허용된 요양원 외출이 이번 코로나 확산 사태로 금지될까 봐 서둘러 외출 신청을 했었다. 아버님은 작년 9월에 노환으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신 이후, 10개월 만에 집으로 오셨다. 남편은 더 늦기 전에 아버지를 집으로 모시고 싶어 했다. 자기 혼자서도 충분히 아버지를 케어할 수 있을 거라 확신했지만 휠체어를 탄 아버지를 승용차 안으로 옮기는 첫발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아버지를 달랑 안아서 승용차에 태우면 되겠지 했다는데... 통나무처럼 뻣뻣해진 아버지는 좀처럼 달랑 들리지 않았고 남편이 손만 대도 아프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셨다. 의욕만 앞서고 모든 것이 서툰 남편을 발 벗고 도와줘야 할 시간이 되었다. 남편에게 당신이 아버지의 겨.. 2022. 7. 17.
복숭아와 자두 복숭아의 계절이 돌아왔다. 울 엄마가 생전에 제일 좋아하시던 과일이 복숭아였다. 엄마가 좋아하던 복숭아를 일주일에 한 박스씩 해치우고 있으니 나 또한 복숭아를 좋아하는 걸까? 나는 수박을 제일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이를 먹으니 과일 취향도 바뀌나 보다. 하여간 달콤한 과즙을 뚝뚝 떨어뜨리며 복숭아를 한 입 츄릅 베어 물면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곤 한다. 복숭아는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는 행복한 맛이 난다. 그런데 남편은 복숭아 말고 자두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정도를 넘어선 완전 자두 광이다. 시큼한 자두 한 입을 베어 물면 희열을 느낀다나? 그래서 시골집에는 자두나무도 몇 그루 있다. 남편은 이른 봄부터 자두나무 관리를 하느라고는 했지만 단 한 알도 수확하지 못했다. 작년엔 자두를 처치 곤란할 정도.. 2022.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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