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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58

눈이 예쁜 얼룩 무늬 고양이 나는 그저 지나는 길이었다. 길냥이가 나를 보며 눈을 깜빡일 때 까지만 해도 그럴 생각이었다. 그런데 내 발길을 멈추고 폰카를 들이대게 만든 건 순전히 길냥이의 눈인사 때문이었다. 우리집 냥이랑도 잘 안하는 그걸 길위에 있는 냥이랑 할 줄은 정말 몰랐다. "안녕?" 도망가려는 걸 보니 폰카는 싫은가 보다. 폰카를 치우고 안심을 시켰더니 다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 사이 나는 또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옆 모습을 찍으라는 것인가? 아니면 인사를 나눴으니 그냥 가라는 것인가? 가만히 앉은 길냥이 뒤로 다른 길냥이 둘이 보였다. 가족인 걸까? 동물들은 나이를 잘 모르겠다. 아무튼 반가워! 그런데 얼룩무늬 고양이 너는 눈이 참 예쁘게 생겼구나! 보살펴 주는 사람들이 많은지 여긴 지날 때 마다 길.. 2022. 7. 30.
야옹아 뭐 해? - 길냥이 도찰사진 자동차 트렁크에 있는 KF94 마스크를 가지러 가는 길. 화단에 야옹이 한 마리가 낙엽 속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귀때기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추운 오늘, 길에서 노숙을 하는 짐승들은 얼마나 추울까? "야옹아 뭐 해?" 너무 추워서 도망도 안 가고 낙엽 속에서 온기를 찾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이때다 싶어서 폰카를 들이댔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냥이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미간에 힘을 주며 꼬리를 움찔거리는 것이... 야옹이는 낙엽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있는 중이었다. '!' "에고! 미안! 못 본 걸로 할 게! 하던거 마저 해!" 순간 나는 너무 당황스러워서 황급히 휴대폰을 거두고 마스크 가지러 가던 길을 갔다. 길냥이 녀석, 어쩐일인지 사진을 찍는데도 도망갈 생각을 안 하더라니... 하필이.. 2022. 2. 2.
이게 머선 129?! 평화롭기만 하던 오후였다. 캣타워에서 낮잠을 즐기고 있었지. 그런데 거실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감지 되었다. 나가볼까? 아... 귀찮다. 나이가 드니 캣타워를 오르내리기도 힘들다. 하녀가족이 또 청소를 한다고 호들갑을 떠는 소리겠지. 주말마다 집이 아주그냥 난장판이다. 이사라도 가려나 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오늘은 또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 걸까? 왜왜! 뭐 할라꼬? 앗!! 눈부셔! 멀쩡한 커튼은 뭐 할라꼬 다 떼 버렸노? 대체 이게 머선 129? 2021. 2. 6.
막걸리와 CASS의 만남 - 집사의 막카스 시음 후기 집사는 간식 쪼매 던져 주고 또 사진이다. 모델료를 간식으로 때우자는데 그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간식 한 봉지와 미모의 초상권을 맞바꾸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밑지는 장사인 것 같단 말이지. 이참에 모델료를 왕창 불러 볼까?아니다. 요즘 우리 집사 주머니 사정이 그리 좋지 못한 것 같은데 간식 한 봉지로 깔끔하게 마무리 하자. 어제저녁엔 우리 집사가 몇 달만에 친구들을 만나고 거나하게 취해서 돌아왔다.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느라 친구들 만나는 것도 조심하고 살더니 어제는 도저히 못 참겠던지 약속을 잡더군.그런데 나가서 뭔 술을 또 어떻게 말아서 자셨는지 술 냄새가 요상하니 그랬다. 얘기를 들어보니 맥주에 막걸리를 말아서 드셨단다.이런 맥주에 막걸리라니... 뭘 자꾸 그렇게 말아 드시나? ㅉㅉㅉ말아먹을.. 2020. 5. 24.
시골 집 마당 고양이가 사는 법 친정집 마당 고양이 맨날 어딘가를 쏘다니느라 흰털이 꼬질꼬질하다. 들쥐도 잡고 날짐승도 잡을 수 있냐고 물으니 사냥은 영 잼병이란다. 늘 여기저기를 쏘다니다가 배고프면 집에 와서 밥 먹고 또 마실 간다고 한다. 음식 냄새를 맡고 달려온 고양이 가족. 평상에 앉아 낮술 하는 아저씨들한테 나도 한 잔 달라고 보채는 고양이. 설마 술을 달라는 건 아닐 테고 안주를 얻어먹을 심산이었나 보다. 안주를 향한 고양이의 눈빛이 참 애달프다. 아저씨들이 영 반응이 없자 카메라를 보고 입맛을 다시는 고양이... 설마... 그 눈빛 넣어둬. 이건 먹는 게 아니야. 2020. 5. 2.
스코티쉬폴드와 실타래 - 갤럭시 A30 폰카사진 요즘 집사가 달라졌다. 내가 그렇게 보고 싶어하는 장난감 실타래를 장농에 쳐박아 놓고 보지도 못하게 하더니 요즘은 뭔 바람이 불었는지 실타래를 꺼내놓고 사브작 거린다. 내가 그렇게 한 번만 꺼내 줘 보라고 냥냥거려도 들은척도 안하더니 왠일인지 모르겠다. 꺼내 놓으면 이렇게 돌돌돌 굴러 다니며 쫓아 디니는 게 얼마나 귀여운데... 맨날 깃털이나 쥐쉐키 같은 것만 주지 말고 이렇게 참한 장난감을 주면 잠도 안 자고 겁~나 놀아 줄텐데 집사는 뭘 몰라도 한~~~참 모른다. 오구오구오구~ 너무 귀여워서 막 깨물어 주고 싶은데 피 날까봐 차마 깨물지는 못했다. 나는 실뭉치가 너무 좋다. 이런 걸 꺼내주는 집사도 너~무 훌륭하다. 내일 죽어도? 여한은 있지만 여튼, 오늘 기분 너~무 좋다냥~ 2020. 4. 15.
집사의 꽃-나는야 잠꾸러기 고양이 "솜뭉치 또 자니?" 요즘 집사는 나만 보면 이런 말을 한다. 아니, 나는 그저 눈을 감고 누워있었을 뿐인데... 집사가 오늘은 작정을 했는지 휴대폰을 들이대며 귀찮게 한다. 아... 귀찮다... 너무 귀찮다! 집사는 사진을 좀 찍자고 안달복달을 했다.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그까짓 사진 한 장 못 찍어 줄까 싶어 집사를 따라나섰다. 꺼칠한 털을 매만져 보지도 못하고 말이다. "옥수수~ 여기를 좀 보세요~" 내가 뭐 돌쟁이 아기도 아니고 참... 성가시다. 너무 성가셔... "아니~~ 눈을 좀 크게 뜨고 눈인사를 좀 보내야지~" 눈인사는 또 어떻게 알아가지구 사람을, 아니 고양이를 귀찮게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그래, 옛다 하는 심정으로 대충 장단을 맞춰 주고 나는 다시 잠자리로 돌아왔다.. 2020. 3. 27.
나는 고양이 - 라떼는 말이야... 생년월일: 2010 년 5월 4일 2011년 10월이면... 생후 1년 5개월. 사람에 비유하자면 한창 혈기 왕성할 20대~30대쯤 되려나? 그땐 나무도 잘 타고 장롱 위도 점프 한 번으로 가볍게 올라가곤 했었는데...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이젠 집사의 돌봄을 받으며 묘생 후반이 지나가고 있다. 나 소시쩍엔 털에 윤기도 촤르르하고 앉으면 완벽한 식빵모양의 탄력적인 뒤태가 빡~ 뭍 냥이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했지. 그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재미있게 살았는데 어째 나이가 들수록 묘생에 권태가 드리워지는 것이... 세월이 참 야속하더라. 그렇지만 그 권태도 잠시. 묘생사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했던가? 마음을 고쳐먹으니 생각도 바뀌더란 말이지. 인터넷이 발달한 이 나라에서는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게 참.. 2020. 3. 18.
My name is '옥수수' 안녕? 옥순이야.겁나 오랜만이지? 나 얼마 전에 "옥수수"로 개명을 했어이름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의 사랑스러운 하녀가 '옥수수'라고 부르더라.반려 동물 이름을 음식 이름으로 지으면 오래 산다나 뭐라나하면서 자꾸 옥수수 타령을 하는 거야. 수술 후에 줄곧 나만 보면 '옥수수' 그러는데난 옥수수 먹고 싶냐는 소리로 알아듣고 "냥~" 그랬지.그랬더니 하녀는 내가 그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그러는 줄 알고그 후로 계속 옥수수라고 불러. 사실 지금에 와서 하는 말인데 '옥순이' 보다는 '옥수수'란 이름이 훨씬 낫지 않아?예쁜 이름 다 놔두고 왜 하필 옥순이였는지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막상 옥순이란 이름과 작별을 해야한다니 좀 서운하기도 했어. 하지만 오래 살아달라고 바꿔준 이름이.. 2019. 5. 13.
혼자 늙게 해서 미안하다 고양이. 카펫 물어 뜯으며 놀다가 크지도 않은 제 목소리 확인하며 누워서 뒹굴다가 아무도 놀아주지 않으니 혼자서... 헐떡거리다가... 태팅 레이스 뜨기에 열중하고 있는 집사의 팔꿈치를 꼭 깨물고 달아 났다.안 놀아준다고 심통이 난 모양이다.맨날 잠만 자더니 이제는 좀 살만한가? 필요에 따라혼자 크게 하고혼자 놀게 하고혼자 늙게 해서... 그래서.... 참 미안하다. 2017. 1. 10.
수술 그 후... 수술 후 고양이를 집으로 데리고 와 침대에 눕혀 놓고 마취가 깨기 만을 기다렸다.한 참이 지나도 고양이는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고 바짝 마른 몸은 차갑고 뻣뻣했다.숨을 쉬는 것 같지도 않았다. '이렇게 보내야 하는 것인가!' 가슴에서 "쿵"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너무 놀라서 고양이 이름을 크게 불렀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울지 않던 딸 아이는 대성 통곡을 했고그 소리에 고양이가 힘겹게 눈을 떴다.'다행이다!' 그동안 딸아이가 고양이와 동거동락 하며 보낸 7년은 외할머니와 혈연으로 맺어진 필연적인 관계 혹은 형식적인 관계로서의 17년보다 우월했다. "한낱 짐승이 뭐라고..."라고 말했던 애 아빠 마저 고양이가 어떻게 될까 싶어 걱정을 하는 눈치였다. 한낱 미물이 7년이란 시간을 거치며 이젠 없으면.. 2017. 1. 7.
Grace 옥의 병상일기 예방접종 이후 나는 병원이란 걸 모르고 살았다.그러던 어느 날 몸이 예전같지 않은거다.먹는 것도 귀찮고 움직이는 것도 귀찮아 식음을 전폐하고 마냥 누워만 있었지. 부쩍 활력이 떨어진 고양이, 이틀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는 간식과 사료... 이를 수상히 여긴 집사 부부가 나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 "우리 고양이가 많이 아파요. 밥도 안 먹고 생식기에서 분비물도 나오는 것 같고...""중성화 수술은 했나요?""아니요, 안했어요. 워낙 조용한 아이라서 발정이나도 그렇게 시끄럽지 않았거든요.""자궁 쪽에 문제가 생긴 것 같은데 일단 검사를 한 번 해 봅시다." 수의사가 초음파 검사와 피검사를 하는 동안 나는 수액을 맞으며 인큐베이터 속에서 기다렸다.한 참 후에 결과가 나왔는데 고양이들이 흔히 걸린다는 자궁축농증.. 2016.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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