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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58

나비야 나비야 봉화에 살고 있는 시골 고양이 나비.나비는 수컷이다. 시골 조그마한 초등학교 분교에서 태어난 나비는 어쩌다가 친정 조카 손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조카가 애지중지한 덕에 건강한 성묘가 되었고몇 주 전에는 새끼 고양이까지 보게 되었다. 이젠 어엿한 아빠 고양이가 된 것이다. 나비부부는 조카네집 10 m 근방에 새끼를 꼭꼭 감춰 놓고 앞마당에 나란히 누워 낮잠을 자고 있었다. 그 모습이 보기 좋아 급히 카메라를 챙겨서 나왔는데어미 고양이 방울이가 카메라가 간식 인줄 알고 다가오는 바람에 시골 고양이 부부의 낮잠자는 오후 풍경을 아깝게 놓쳐버렸다. 그렇지만 아쉬운데로 아빠고양이 나비의 하품하는 모습은 찍었다. (2016년 8월 6일 봉화 나비) 오후 6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날은 식을줄 몰랐고겨우 사진 몇 컷을 찍.. 2016. 8. 12.
하루 같은 7년 하녀가 오랜만에 놀자고 장난을 걸어온다.늘 피곤에 찌들어 집에 오면 시체처럼 누워서 잠만자던 하녀가전업주부로 돌아온 후로는 자꾸 귀찮게 한다. 툭하면 목욕하자고 난리고 털 빗겨준다고 못 살게 군다.좀 성가시긴 하지만그 덕에 요즘은 헤어볼 토하는 일이 없어졌다. 하지만 나도 이제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다. 사람으로 치자면 이제 곧 불혹이지 않을까? 엇그제 이 집에 들어온 것 같은데 어느 덧 7년이 다 되어간다. 정말 7년이 하루같다. 묘생 참 덧 없지? 이렇게 말하니 이제 곧 삶을 마감할 때가 된것 같은 느낌을 주네?흠.... 그러나 난 아직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고양이다. 이제와서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 좁은 공간을 벗어나드넓은 벌판을 방랑하며 묘생 후반부를 다이나믹하게 모냈으면 하는 .. 2016. 7. 14.
아직도 자유를 꿈꾸니? 안녕, 친구? 그 동안 잘 있었던 거야?일기로 인사를 한지도 어언 2년이 지났어. 세월 참 빠르지?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으니 말이야.블로그 특성상 특별한 일이 있어야 얼굴을 보는데그 동안 특별한 일이라고 해봐야나이 먹는 일 밖에 없었으니 얼굴 볼 일이 없었던 거지. 한편으론 집사가 바쁘다보니 사진 찍는 일도 없어지고 겸사겸사 적조했다. 그나저나 나 많이 늙었지?세상에 나온지 만 6년이 다 되어가니 뽀송뽀송하던 털도 까칠해지고똘망똘망하던 눈빛도 흐릿해지는 것이 이제 나도 사람으로 치자면중년으로 접어들고 있나봐. 요즘은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어제같은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아지는게 인생이란 생각이 들어.그렇게 내일도 오늘같이 그냥저냥 살아지겠지? 특별할 것도 더 나을 것도.. 2016. 3. 28.
지긋지긋한 털뭉치 온 집안을 꼬릿하게 감도는 청국장 냄새를 빼려고 환기를 시키는 사이 창가로 올라간 우리집 흰냥이. 겨울엔 창문이 종일 닫혀 있어서 바깥구경하는 것도 쉽지 않아 창문이 열린틈을 타서 바깥구경을 실컷 하겠거니 했는데 어째 밖을 내다보는 시선이 달갑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 차가운 바람때문인지 금새 창틀에서 내려와 어디론가 사라졌다. 청소기로 바닥 청소를 끝내고 롤테이프로 이불에 붙은 냥이 털을 제거하려고 하다가 나는 하마터면 이불 속에 숨어있는 고양이를 깔아뭉갤뻔했다. 실제로 며칠전에는 애아빠가 이불속에 고양이가 있는지도 모르고 침대로 뛰어들다가 하나밖에 없는 흰냥이를 잡을뻔한 적이 있었다. 그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오늘 또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분명 침대밑에 아방궁같은 보금자리를 마련해 줬건만... 2014. 1. 5.
충격! 냥이에게 반성문 쓰기를 강요하는 집사! - "나는 사람이 아니므니다~" 야~ 너 자꾸 그렇게 발을 할퀴면 어떡해! 어~어?! 나는 털이 없어서 니가 자꾸 그렇게 할퀴면 아프단 말이야. 안 되겠다. 이 녀석... 너 여기 잠깐만 있어. 언니 숙제좀 하자. 거기 그렇게 묶여 있는 김에 반성문도 좀 쓰고. 알았지? 나는... 그저...그냥... 할퀴려고 할퀸건 아니구... 학교 갔다 돌아온 니가 너무 반가웠어. 그래서 애정표현을 과하게 하다보니 그만... 미안해. 그런데 이건 뭐하는 물건인고? 나보다 새하얀 것이... 그러니까 여기다 반성을 하라니... 이건 반성하는 물건이야? 요렇게 앞발을 오므리고 납짝 업드리란 얘기지? 나 좀 봐봐~~~ 나 납짝 업드렸어^^ 요렇게 반성하면 되는 거지? 뭐?! 뭐시? 그런게 아니라고? 그럼... 뭐야? "이건 반성하는 물건이 아니고 일단 연필.. 2012. 9. 14.
집사 길들이기 - 집사는 냥이하기 나름이라니까요~ 하녀가 또 궁시렁 거려요. 오늘은 뭐라고 궁시렁 거리는지 스테레오 입체 서라운드로 들려 드릴게요. "야 이년아! 이집 가구가 다 니 스크레쳐냐!? 왜 이렇게 긁어 놔!?" 어이쿠야~ 어제 길냥이 용팔이한테 바람맞은 것이 하도 분해서 소파에다 분풀이를 한다는 것이... 제가 좀 심했나봐요. 하녀가 성질이 제대로 났어요. 가뜩이나 좁은 집구석에서 피해봤댔자 금방 잡힐테고 이럴땐 그냥 납짝 엎드려서 '나 죽었소!' 하는 게 상책이죠. 그런데 납짝 엎드릴땐 조심할 게 있어요. 그냥 뻣뻣하게 엎드려 있기만 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자칫 하녀의 화딱지를 따따불로 돋구는 수가 있어요. 납짝 엎드릴 땐 앞발을 오므리고 잘못을 뉘우치는 듯한 액션을 취해주는 것이 좋죠. 요래요래~ 어떤가욤? 귀엽고 사랑스러움의 극치 아닌.. 2012. 9. 12.
낮잠 자는 고양이 - 유년 시절의 기억 태풍이 오거나 말거나 한가하게 낮잠에 열중인 집고양이. 어릴적 시골 집에 살던 까만고양이 에노는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쥐 사냥을 뒤로한 채 뒤란 굴뚝 아래에 똬리를 틀고 앉아 꾸벅꾸벅 졸았었다. 산골에 비가 내리면 모든 것이 눅눅하고 싸늘하다. 눅눅한 재 냄새가 가득한 아궁이에 장작불로 군불을 지피면 싸늘하던 구들장이 서서히 따뜻해졌고 뒤란 굴뚝아래 흙바닥도 따뜻하지곤 했다. 그 뒤란 굴뚝아래서 나의 까만 고양이 에노는 매케한 연기를 견뎌내며 폭우치는 여름을 보냈었다. 그 해로부터 서른 해가 지나고 내 식탁 의자 위엔 털복숭이 하얀 고양이가 몸을 웅크리고 낮잠을 잔다. 낮잠 자는 하얀 고양이 얼굴위로 그 시절의 까만 고양이 에노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태풍이 낮잠 자는 고양이들 처럼 고요하게 .. 2012. 8. 30.
고양이의 독백 - 너무 더워.... 불에 구운 마시멜로 같이 축축 늘어지고 흐물흐물 녹아 내려 땅속으로 스며들 것 같다. 소나기라도 오면 좋으련만... 오늘따라 털가죽이 원망스럽다. 2012. 8. 1.
그레이스 옥의 일기 - 고양이, 헤어볼을 토하다. 하녀의 일상은 늘 바빴다. 어제도 바빴고 오늘도 바쁘고 내일도 바쁠 것이다. 뭐가 그렇게 바쁜지 요즘은 말을 섞을 시간도 없고 빗질 해주는 시간도 없나보다. 뭐 바쁘다고 하는데 어떡해? 하녀가 빗질을 안 해주면 나라도 그루밍을 하는 수 밖에.... 그래서 나는 요즘 그루밍을 전 보다 더 열심히 한다. 어제도 했고 오늘도 하고 내일도 할 것이다. 요즘은 하루에도 열 두번은 그루밍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루밍은 다 좋은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헤어볼(hairball)... 오늘 아침, 마침 속이 거북해서 내 앙증맞은 선홍색깔 혀를 쏙 빼고 헛구역질을 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뱃속에서 동그란 뭔가가 토해졌다. 백옥같이 하얀 털이 뱃속에 쌓이고 쌓여서 만들어진 털뭉치. 그 말로만 듣던 헤어볼이 나에.. 2012. 6. 13.
소심한 고양이의 소심한 복수 - 제대로 토라진 식빵 다육식물 벨루스가 꽃을 피웠다. 창가에 서서 꽃잎에 초점을 맞춰가며 사진을 찍는데 해가 구름 사이를 들락이는 통에 적정 노출을 맞출수가 없었다. 셔터 스피드를 조금 내렸더니 사진이 너무 밝은가 싶었고 셔터 스피드를 조금 높였더니 사진이 조금 어두운가 싶었다. 어떻게 하면 눈으로 보는 모습과 카메라에 담긴 모습이 똑같을 수 있을까? 그때였다. 자신의 하녀가 빗질도 안해주고 창가에 서서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것인지 우리집 우아하고 고상한 고양이 "그레이스 옥"께서 시찰을 나오셨다. 역시나 우아하고 고상하게 꽃향기를 음미하는 그레이스 옥! "오마나! 오마나!" "지끔 이 거슨 무어슬 하는 시츄에이션?!" 고양이는 그 여리디 여린 꽃에다 턱을 대고 비비기 시작했다. "아니 되오!" 나는 그러지 말라고 버럭! .. 2012. 5. 13.
꿈꾸는 고양이 그리고... 어제 아침, 창밖으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쥐가 벽을 긁는 소리 같기도 하고 바람에 날아온 물건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 같기도 했다. 그 순간 우리집 고양이가 급하게 창틀로 뛰어 올라 창밖을 살피며 이상한 소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귀에 힘을 줘서 귀를 쫑긋 세우며 소리에 집중을 하려하지만 아래로 접힌 귀는 좀처럼 쫑긋서지 않았다. 잠시 후 푸드득 소리를 내며 이상한 소리를 내던 무언가가 햇살 가득한 하늘 위로 날아가 버렸고 고양이는 동그란 눈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새가 날아간 하늘을 뚫어져라 바라만 보았다. 새가 날아간 하늘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고양이의 뒷모습에서 무한 자유를 꿈꾸는 빠삐용의 모습이 보였다. 오늘, 먼지로 얼룩진 유리창 위로 빗물이.. 2012. 4. 21.
사색하는 고양이 사색은 무슨... 2012.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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