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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58

나는 변태고양이가 아닙니다.다만... 나는 지금 욕실 앞에 있다. 방금까지 주인꼬마랑 신나게 놀고 있었는데 목욕하러 들어가버렸다. 너무 심심해서 나도 들어가려고 욕실 문턱을 넘는 순간 주인꼬마가 나더러 이러는 거다. "에잇 변태고양이!" 그러면서 내 엉덩이를 발로 슬쩍 밀더니 욕실 문을 꽝하고 닫아버리는 거다. 허허참 기가막혀서... 나는 변명할 기회도 없이 졸지에 변태고양이가 되고 말았다. 황당해... 이런 경험은 처음이야. 그래, 주인꼬마가 나올때까지 기다렸다가 따져라도 봐야겠다. 그런데 나는 왜 앉았다 하면 잠이 오는 걸까? 안되겠다. 나도 막간을 이용해서 몸단장을 좀 하고... 요래~ 요래~ 음~ 달콤한 내 발바닥... 허걱~s 주인 아줌니 거기서 뭐하쎄이요? 언제부터 거기서 나를 훔쳐보고 계셨쎄이요? 내가 발바닥 햝아 먹는 것도 다.. 2011. 3. 22.
고양이 보채기 식탁에 앉아서 파란색 아크릴사로 수세미를 뜨고 있었다. 코바늘로 뜨는 것 보다는 대바늘로 뜨는 게 거품도 훨씬 잘 나고 오랫동안 쓸 수 있어서 수세미를 뜰 때면 주로 대바늘을 이용한다. 20코를 걸어 메이야스뜨기로 25단을 뜨는데 걸리는 시간은 20분 남짓... 다음주 부터는 살림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아크릴 실이 없어질때 까지 부지런히 수세미를 만들고 있는데 옥순이가 식탁위로 올라와 앞발 뒷발을 오므리고 앉아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쳐다보고 있었다. "엄마가 식탁위에 똥꼬 붙이고 앉지 말랬지!?" 주인이 야단을 치건 말건 옥순이는 난생처음 뜨개질 하는 모습이 그저 신기하기만 한 모양이다. 나 역시 고양이의 모습을 가만히 보다가... 오므리고 있는 앞발과 뒷발이 너무 앙증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있.. 2010. 12. 9.
술래잡기 9월 14일 (생후 4개월하고도 10일째 되던 날...) 휴대폰 알람으로 맞춰놓은 새벽닭이 울었다. 일어나기가 왜 이렇게 힘든 걸까? 5분후에 알람이 다시 울리도록 정지 버튼은 누르지 않고 곧바로 침대로 쓰러졌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옥순이가 쏜살같이 내 옆으로 달려와 온몸으로 비벼 댄다. "왜 그래, 저리가 귀찮아." 나는 고양이를 살짝 밀었다. 쿵하고 고양이 옥순이가 침대에서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옥순이는 잘 울지 않는다. 처음에 데리고 와서 며칠간 우는 걸 보지 못해서 혹시 성대에 문제가 있나 걱정을 하기도 했다. 고양이가 '에~옹'하고 시원스럽게 울던 날 고양이 울음 소리를 처음 듣는 사람처럼 우리 세식구는 기뻐했었다. 말하기 싫어하고 낯가림도 심하고 소심한 것이 꼭 나를 닮은 것 같아 .. 2010. 11. 12.
고양이 옥순이의 고뇌 이게 바로 국화꽃이라는 거야. 나 털나고 2번째로 보는 거지. 첫번째로 봤을땐 노오란게 참 맛나게 생겼더라구, 그래서 한 번 먹어 볼까 싶어서 꽃잎을 입에 넣고 씹었었는데... 에... 뭐랄까? 한 마디로 맞아 죽을 맛이었어. 나는 그냥 생전 처음 보는 거라, 그 뭣이냐 본능적인 이끌림? 뭐 하여튼 그런 심정에서 간을 좀 봤다. 그랬더니 주인 아지매가 으르렁거리며 달려와 이 놈의 고양이 섹히가 저 이쁜걸 알아보지 못하고 잘근잘근 씹어 놓냐며 얼마나 두들겨 패던지... 그 때 이 날렵한 몸 놀림이 아니었으면 난 버~얼써~ 저 세상으로 갔다 갔어. 근데 고양이 섹히가 뭐냐 섹히가... 나 참.... 생각할 수록 거시기 허네. 그래도 난 엄연히 암컷인데... 이왕이면 암수 구별을 해서 욕을 하던지. 참. 그건.. 2010. 11. 9.
고양이와 열대어 고양이 화장실을 치우면서 요즘 옥순이가 쉬아를 너무 과하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뭘 잘 못 먹였나? 곰곰히 생각해 봐도 나는 고양이에게 사료와 약간의 간식 외엔 먹인 게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책장에 방치하다시피 올려 뒀던 어항 옆에서 고양이를 발견했다. 책장도 흰색이고 고양이도 흰색이라 얼핏 봐서는 고양이가 어항 옆에 있는지도 잘 모를 정도였다. '쟤가 저기서 뭘 하는 거지?' 나는 한 동안 가만히 지켜 보았다. 옥순이는 조그마한 열대어가 이리저리 헤엄치는 걸 고개를 갸웃거리며 신기하게 쳐다고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어항에 물을 갈은지도 한참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 여름에 냇가에서 건져와 심어둔 수초도 잎이 하나도 없고 줄기만 앙상했다. '내일은 꼭 어항 물을 갈아 .. 2010. 10. 19.
옥순이와 행운목 소파에 벌러덩 드러누워 한가로이 낮잠을 즐기는 옥순이... 요즘은 자기가 고양이란 사실을 망각한 채 틈만 나면 집안 곳곳을 획획 날아다닌다. 불어나는 몸집 만큼이나 그 녀석이 지나간 자리의 파장도 점점 커져만 간다. 그 대표적인 피해자는 사진 속의 행운목. (예전의 싱그러운 모습은 여기를 클릭) 수 년 동안 우리집 현관문을 꿋꿋이 지키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고양이 발톱으로 문신이 새겨질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 뿐만 아니라 고양이란 녀석은 하루에도 몇 번씩 자기 몸을 기어 올라와 반질반질 윤기나는 나뭇잎에 발톱 자국을 새겨넣는다? 행운목이 움직일 수만 있다면 아마 고양이는 애저녁에 박살이 났을텐데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한이겠다. 그러나 여전히 주는 물 잘 받아 먹고 묵묵히 새 잎을 피워 올리는 걸 보.. 2010. 10. 14.
공구통의 변신 집을 오랫동안 비울 때면 늘 화장품이며 비상약품 같은 자질구래한 물건을 넣어갈 곳이 마땅치 않다. 물론 옷 가방에 한데 넣어서 가면 부피도 줄고 옮기기에 편리하겠지만 목적지에 도착을 해서 필요한 물건을 한 번 꺼내려면 정말이지 만만치가 않다. 작은 물건 하나를 찾으려고 옷 가방 전체를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어야 하니 말이다. 찾는 물건이 쉽게 찾아지면야 다행이겠지만 대부분 그리 쉽게 찾아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지난 휴가때는 좀 제대로 챙겨 보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그렇게 시작된 작은 물건 챙기기는 안쓰는 공구통 하나로 쉽게 해결을 봤다. 화장품, 세면도구, 면도기, 비상약,등을 공구통 층별로 하나하나 쉽게 정리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 휴가 기간 동안 유용하게 쓰였던 공구통이 이젠 내 화장품 전용 .. 2010. 9. 21.
화초와 고양이 다육이 입전의 잎이 너무 쪼글쪼글 해서 물을 양껏 줬더니 그게 사단이었나보다. 풋풋한 싱그러움을 자랑하며 훌쩍 웃자라 버렸다. 저렿게 웃자라버린 다육이는 약해서 조그마한 충격에도 쉽게 잎을 떨어뜨린다. 그 덕에 잎꽂이를 많이 해둬서 지금 시댁 베란다에는 다육이 아가들이 빠글빠글하다. 고양이 옥순이가 요즘 부쩍 점프 실력이 좋아져서 심심하면 창틀에 뛰어 올라 다육이들을 괴롭해려고 하지 뭐야. 그래서 분무기로 고양이 얼굴에 물세례를 많이 내리고 있지. 시댁에 있는 다육이 아가들은 심술맞은 고양이에게 조금 얹어 맞더라도 잎을 떨구지 않게 튼튼하게 키워야겠다. 이렇게 화분이랑 고양이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갑자기 그 생각이 나. 어떤 할머니가 이웃 집 고양이가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화분을 넘어뜨려서 아파트 13층.. 2010. 9. 18.
청소 다이어트 2010 09 15 우리집 고양이 옥순이. 한달전만 해도 옥순이 한테는 길고 근사한 수염이 있었지.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고양이 수염이 하나 둘씩 짧아지기 시작하는 거야. 첨엔 아이가 잘라 버린 줄 알고 혼을 냈는데 글쎄 죽어도 자기가 한 짓이 아니라는 거야. 왜 죄도 없는 자기를 의심하냐면서 얼마나 펄펄 뛰던지... 괜히 말 잘 못 했다가 큰일나지 싶어서 얼른 사과를 하고 며칠동안 고양이 수염을 유심히 살폈지. 하루는 수염 가운데에 까만 점이 생기더라구. 그리고 그 다음 날 바로 그 부분이 꺾이면서 끊어지는 거야. 그러고 또 며칠이 지나니깐 끊어진 수염이 말끔하게 뽑히고 없지 뭐야. 지금은 코 바로 옆에 수염은 다 빠지고 없고 잎술 윗부분에 수염만 몇개 있어. 혹시나 고양이가 털갈이를 하는 걸까? 청소.. 2010. 9. 16.
수니 "고양이 한 마리 사 줄까?" 무심코 내 뱉은 말에 아이는 흥분된 어조로 아니 거의 발광 수준으로 "네"를 외치고 있었다.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싶을 정도로 후회가 밀려왔지만 이미 한 말을 주어 담을 수는 없었다. 지난 몇년 동안 아이는 "강아지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강아지를 안고 놀고 싶어요." "우리는 언제 강아지를 키울 수 있나요?" "강아지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강아지가 있으면 참 행복할 텐데..." 등등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말을 심심찮게 했었다. 처음엔 네발달린 짐승은 절대 안된다고 못을 박았었는데 간간히 양념처럼 쏟아내는 아이의 그런 말들때문이었는지 어쨌는지 "강아지 보다는 고양이가 낫지 않을까?"라는 말이 내 입에서 자주 튀어 나왔다. 솔직히 강아지는 키울 자신이 없다. .. 2010.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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