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는 고양이

나는 고양이 - 라떼는 말이야...

by 서 련 2020. 3. 18.
728x90
반응형

 

2011 10 16

생년월일: 2010 년 5월 4일

2011년 10월이면... 생후 1년 5개월.
사람에 비유하자면 한창 혈기 왕성할 20대~30대쯤 되려나?
그땐 나무도 잘 타고 장롱 위도 점프 한 번으로 가볍게 올라가곤 했었는데...

2011 10 16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이젠 집사의 돌봄을 받으며 묘생 후반이 지나가고 있다.

나 소시쩍엔 털에 윤기도 촤르르하고
앉으면 완벽한 식빵모양의 탄력적인 뒤태가 빡~ 뭍 냥이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했지.
그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재미있게 살았는데
어째 나이가 들수록 묘생에 권태가 드리워지는 것이...
세월이 참 야속하더라.

 

2020 03 09

그렇지만 그 권태도 잠시.
묘생사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했던가?
마음을 고쳐먹으니 생각도 바뀌더란 말이지.
인터넷이 발달한 이 나라에서는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게 참 많더라구.

집사가 어디서 가지고 왔는지 작은 태블릿 PC를 하나 던져주더니 유튜브 강의나 들으라나 뭐라나.

쪼매난 화면에서 쪼매난 사람이 나와서
말을 하는데 어찌나 흡입력 있게 말을 하던지
쪼매보다 빠져버렸지 뭐야.
깨나 중독성이 있어.

2020 03 15

가끔씩 집사 남편이 인터넷 쇼핑할 때
옆에서 간식 사달라고 참견도 좀 하고
집사 남편이 돈 없다고 징징대면
집카(집사 카드) 쌔벼다가 몰래 결재도 도와주며
묘생 후반을 이따구로 보내고 있다.
이만하면 꽤 잘 살고 있는 거지?

그런데 한 가지 걱정이 있다.

요즘 늙어서 그런지 털이 무지하게 빠지고 있어.
집사가 털날린다고 가뜩이나 지랄을 떨고 있는데...
어떡해야 할지 고민이야.
이참에 집카 쌔벼다가 브라질리언 왁싱이나 확 해버릴까?

아니다.
그러다 내가 생닭인 줄 알고
양은솥에 삶아버리기 라도하면 나만 손해잖아.

집사 심기 건들지 말고 묘생 후반을 아름답게 살아보자.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