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가 되기 무섭게 시원한 바람이 불더니 요즘은 아침저녁으로 시원하다.
여전히 한 낮엔 에어컨 신세를 져야 하지만 새벽녘엔 이불이 필요할 정도로 서늘하다.
찬 바람이 부니 정신이 좀 돌아 오는 것 가트다^^
그동안 못 한 일들도 막 생각나고 하고 싶은 것도 막 생기고 의욕이 충만해지고 있어.
바람직한 의욕 충만!!
오늘은 일찍 저녁을 먹고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볼까 하는데 날씨가 도와주질 않아.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으니 말이야.
꼭 가을비 가트다^^
하긴 입추도 지나고 처서도 지났으니 이젠 가을이라고 해도 되지 않나?
그래 추석도 얼마 남지 않았잖아.
그러고 보니 주말엔 벌초도 가야 하는구나!
무려 강원도 둔내까지 갔다 와야 하는데......
우리 집 남편께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나더러 벌초하러 같이 가잔다.
"형들은 뭐하고 맨날 자기 혼자 가느냐"라고 투덜거려보지만 딱히 상황을 뒤집어 볼 방법이 내게는 없잖아.
그럴 땐 스트레스 받지말고 그냥 다녀오는 것이 순리라는 걸 또 알잖아?
그냥 소풍가는 기분으로 다녀와야지^^
무려 강원도 둔내까지 소풍을 가는구나^^*
김밥을 싸갈까? 아님 유부초밥을 싸갈까?
또 아님 김치볶음에 계란 후라이를 덮어 옛날 도시락을 싸갈까?
소풍엔 역시 김밥이지? 유부초밥이 빠지면 섭섭하니까 살짝 끼워 넣고...
그래 옛날 도시락도 하나 싸가자.
나는 김밥, 딸랑구는 유부 초밥, 남편은 옛날 도시락으로 내 맘대로 결정했다.
음... 그럼 장을 봐야 하는데... 지금 장 보러 갈까?
아니다.
오늘은 읽던 책 마저 읽고 장은 내일 저녁에 퇴근하면서 봐야지.
그리고 토요일 새벽에 일찍 일어나 김밥도 싸~고, 유부 초밥도 싸~고, 옛날 도시락도 싸~고
바리바리 싸~서 강원도 둔내로 출발하자구!
둔내 산골 이산 저산을 헤매려면 체력 소모도 많을 텐데 얼음물도 챙겨 가야겠다.
앗차차... 벌초를 하려면 조상님께 인사는 하고 이발(벌초)을 해야겠지?
조상님 묘지에 올릴 제수 거리도 간단히 사고...
당일 날 시골 집에 들러 예초기도 가져 가야하는데...
생각해보니 남편을 혼자 보내면 이 많은 짐을 혼자 지고
이 산에서 저 산으로 또 저 산에서 그 산으로 헤매야 하는구나!
혼자 쏙 빠지면 의리 없겠지?
그래, 그 날 하루 쯤은 25년을 같이 산 으리으리한 의~리로 같이 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