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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07104

전투적인 기도 Memory of the day 2007/09/10 (월) 21:35 스물 여덟... 아무런 준비도 없이 애를 하나 덜컥 낳았지. 마취에서 깨어나자마자 얼굴을 봤는데... 조그마한 것이 정말 하얗더군. 4킬로가 넘게 태어난 아이라 쪼글쪼글 한 구석도 하나 없고... 정말 하얗고 조그마한 고깃덩이가 꼬물거리는 거다. 내가 뭘 하긴 한 것 같은데... 정말 저 아이가 내가 낳은 건지도 실감나지 않고 마냥 신기하기만 했지. 근데 신기한 것도 잠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 했다. 모유수유가 좋다고 해서 아이에게 젖을 물렸었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처음 한 달 간 나는 아파서 울고 애는 배고파서 울고... 그야말로 전쟁이었지. 난 모유수유가 그렇게 힘든 건지 그때 처음 알았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그 .. 2007. 9. 21.
벌초 Memory of the day 2007/09/10 (월) 06:16 어젠 개똥이가 강원도로 벌초가는 날이라 꼭두새벽부터 대따 바빴어. 그 새벽에 노각 무침을 꼭 먹어야겠다는 거야. 그래서 어떡해... 늙은 오이 벅벅 깎아서 노각무침 만들어 줬지. 하여간 애들도 아니고 하기 싫은 일 쪼매 시키려 들면 왜 그렇게 응석이 심한지....ㅉㅉㅉ 밥 먹여서 옷입혀서 어깨도 탈탈 털어주고 잘 다녀오라고 궁뎅이도 토닥거려주고... 그렇게 보내 놨더니 오후 3시 무렵에 파김치가 되어서 돌아왔더군. 증조부 산소 앞에 잣나무가 너무 빽빽하게 심겨져 있어서 그걸 베고 오는 길이라나? 일은 혼자 다 한 것 처럼 얘기를 하는데... 톱하나 제대로 쥘줄 모르는 사람이 무슨 나무를 벤다고... 보나마나 아버님이랑 아주버님들이 다 .. 2007. 9. 21.
자책 Memory of the day 2007/09/06 (목) 22:42 나는 왜 이렇게 무능한가? 나는 왜 이렇게 참을 수 없이 무능한가. 도대체 나는 왜 이다지도 무능하단 말인가! 무능함이 뼛속에 사무쳤다. 뼛속에 사무친 나의 무능함은 눈물이 되어 떨어진다. 나는 곧 화장대 앞으로 다가가 습관적으로 티슈를 뽑아 눈물을 닦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셀수 없이 많은 티슈들이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어 휴지통에 버려진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는 물끄러미 휴지통 속을 바라보았다. 무능함이 한스러워 흘린 그 값싼 눈물을 닦으려고 화장실용 휴지보다 훨씬 비싼 곽티슈가 반통이나 휴지통 속에서 그 의미없는 생애를 다하고 있었다. 문득 내 눈물이 곽티슈 반통만큼의 값어치가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 2007. 9. 21.
극성맞은 모기 Memory of the day 2007/09/05 (수) 05:06 도톰한 양말이 필요해서 찾았는데 쉽게 찾아지질 않는다. 오늘은 옷장, 장농 정리를 좀 해야겠다. 바깥 날이 스산해서 모기들이 집안으로 몰려 들어오나보다. 어떻게 된 것이 모기약을 뿌려봐도 소용없고 피워봐도 소용없고... 더 강력한 효능의 모기약이 필요한 것 같다. 새로 구입한 마넌짜리 컴터 스피커가 절라 참하다. 음질도 이만하면 괜찮고... 아참... 스탬프 받으려면 제품 후기를 올려야하는데... 오늘은 거기서 쪼매 개기다가 희망찬 하루를 시작해 보자. 이런! 또 다시 민첩한 모기의 공격이 시작된다. 파리채가 어딨지? . . . 아침부터 또 살생을 해버렸다. 제엔장. 하지만 할 수 없다. 왜? 나도 살아야 하기때문에... 2007. 9. 21.
우울증은 물러 가라! Memory of the day 2007/09/04 (화) 05:10 여전히 새벽비가 추적추적 내려. 답답한 기분은 좀 어때? 많이 괜찮아졌어. 아니 멀리 보냈어. 나한테 憂鬱症은 너무 어울리지 않는단 말씀이야. 왜냐구? 너무 답답하거든. 오랜만에 사라아줌마 노래나 들어보자. "스몰빌" OST.... 따끈따끈~한 물 받아 놨었는데... 다 식어버리기전에 샤워부터 하고... 활기찬 하루를 시작해 보는 것이야~ 2007. 9. 21.
답답증 Memory of the day 2007/09/03 (월) 05:17 어떻게 된 일인지 연일 계속해서 비만 내리네. 좀 그쳐줬음 좋겠구만... "우리 반에서 가장 든든하고 믿음직한 돌쇠를 옆에 앉혀 놨으니 잘 챙겨 줄거예요. 호호호" 뜬금 없이 무슨 말이냐구? 지난 금요일에 알림장 찾으러 학교갔다가 지니 담임을 만났었거든. 그때 지니선생님이 하신 말씀...^^ 믿음직한 돌쇠?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웃기단 말씀이야. 한편으로는 믿음직한 돌쇠와 그 아이의 어머니한테 조금 미안한 생각도 들었고... 어쩌다가 나는 그리고 우리 아이는... 민폐만 끼치는 사람이 되었을까? 답답하다. 2007. 9. 21.
20년 전의 향기 Memory of the day 2007/09/01 (토) 05:09 엇저녁에는 너무 쌀쌀해서 전기매트를 깔고 아픈 허리를 지지고... 허리는 왜? ... ... 열어 놓은 창문으로 20년전 냄새가 들어와. 15살때... 여름방학을 마치고 가을이었지. 그 날도 이렇게 비가 왔어. 몸매만 끝내주는 가사선생님을 골려 주려고 청개구리 몇마리를 학교 정원에서 잡아다가 종이로 예쁘게 포장을 했었드랬쥐. 그리고는 교탁위에 얌전히 놓아 뒀었는데... 그때 학교 정원을 누비면서 맡았던 그 알듯모를듯한 향기가 오늘 바람을 타고 저 먼곳으로부터 흘러 온다. 2007. 9. 21.
깊은 꿈 Memory of the day 2007/08/31 (금) 05:07 소나기를 흠뻑 맞고 날개가 빗물에 젖어 날지도 못하는 거시기... 카메라를 들이대자 한껏 독을 올려 눈썹?을 세워 보지만 나는 그 모습이 무섭기는 커녕 우습기만 했지. 한 낱 미물도 온 몸으로 발버둥치며 살아가려 애쓰는데 나는, 너무나 오랫동안 나는 깊은 꿈 속에서 잠만 자고 있었나 보다. 그게 후회라면 후회지 뭐... -오늘의 반성 끄읕- 2007. 9. 21.
과잉 친절 Memory of the day 2007/08/26 (일) 07:25 어제는 큰형님 병문안 갔다가 나오는 길에 어느 식당에 들러서 부대찌개를 먹었었어. 그때 지니가 콜라 마시고 싶다고 해서 콜라를 시켰었는데 일하시는 분이 콜라 대신에 사이다를 가져다 주시는 거야. 그래서 "저는 분명히 콜라 시켰는데요?" 그랬지. 그랬더니 그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콜라는 애들한테 해로워요." 그러는 거야. 그러면서 피자를 먹을땐 콜라를 마시고 밥을 먹을땐 사이다를 마셔야 한다고 일장 연설을 하드라구. 뭐... 애 걱정해서 하는 말인지는 다 알겠는데... 좀 지나치다 싶드라. 그리고 나 역시 콜라를 조금 마셨으면 싶었구. (0804/붉은토끼풀과 그 친구들...) 그래서 배실배실 쪼개며 콜라대신 사이다를 가지고 온 그 분께 .. 2007. 9. 21.
꿈땜 Memory of the day 2007/08/25 (토) 05:25 방금 허벅지가 가려워서 긁었었는데 손톱밑으로 느껴지는 느낌이 좀 이상한 거야. 그래서 들여다 봤더니 글쎄... 내 허벅지에 앉아서 피를 빨아먹던 모기란 녀석이 검지 손가락의 급습에 형체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처참히 뭉개져서 있더군. 허벅지에 묻어 있는 내 아까운 피를 닦으면서 한마디 했다. "욕심이 지나치면 피본다. 짜샤..." (0708/목백합 똥배^^) 의도하지 않게 살생으로 시작된 오늘. 오늘은 토요일. 큰형님 병문안 가는 날. 어떤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군. 며칠전부터 꿈자리가 뒤숭숭하더니만... 이런 식으로 꿈 땜을 하면 곤란하지. 하지만 그게 내 맘대로 되나? 어이그~ 덥다! 2007. 9. 21.
죄인 Memory of the day 2007/08/24 (금) 04:50 오늘은 24일. 공식적으로 아이 방학이 끝나는 날이지. 애 방학 숙제는 다했어? 으흐흐... 왜 그렇게 웃어? 음~ 드디어 다 해간다구^^ 일기 3일치, 독후화 하나 그렇게 남았네. 어젠 그 하기 싫던 현장학습 보고서 작성해 놓고...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 아이는 아직 숙제가 뭔지 이해도 못 할 뿐더러 그런 것 들을 스스로 알아서 할 능력이 없어. 그래서 현장학습 보고서처럼 내가 전적으로 알아서 해 줘야 하는 숙제가 있지. 나도 한 동안 아이 숙제를 내손으로 해야 하는 것에 대해 '이건 아닌데...', '도데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 숙제는 제외시키려고 했었어. 그러나 '애들 숙제= 엄마숙제' 라는 공식 속에 들.. 2007. 9. 21.
착한 날씨 Memory of the day 2007/08/23 (목) 10:35 새벽에 일어났는데 대따 추운거야. 끈적끈적 하던 습기가 느껴지지 않는 것이 날이 좀 수상쩍다 싶었어. 아니나 달라 일어나 창문앞에 서서 팔뚝으로 전해져 오는 새벽바람을 느껴봤지. 선선한 바람이... 그야말로 예술이더군. '아~ 가을이려나~!' 한껏 센티멘탈리즘적 망상에 사로잡혀 부시시한 얼굴로 안경을 찾았지. 그러면서 뭔가를 끄적여 볼거라고 잽싸게 컴터 부팅을 시켜 블로그를 열었는데... -블로그 점검중- 이더군. 덴장... 블로그 점검때문에 날아가버린 나으~ 소녀같은 센티멘탈리즘적 망상은 지금쯤 어디에 있으려나으~ 눈깔 굴려 생각 해 봐도 어디간지 모르것다. 하긴 중년이 다 되어 가는, 푹~퍼진 이마당에 소녀적 감수성이나 찾고 앉았고.. 2007.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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