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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07

자책

by 서 련 2007.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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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y of the day 2007/09/06 (목) 22:42

나는 왜 이렇게 무능한가?
나는 왜 이렇게 참을 수 없이 무능한가.
도대체 나는 왜 이다지도 무능하단 말인가!
 
무능함이 뼛속에 사무쳤다.
뼛속에 사무친 나의 무능함은 눈물이 되어 떨어진다.
나는 곧 화장대 앞으로 다가가 습관적으로 티슈를 뽑아 눈물을 닦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셀수 없이 많은 티슈들이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어 휴지통에 버려진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는 물끄러미 휴지통 속을 바라보았다. 
무능함이 한스러워 흘린 그 값싼 눈물을 닦으려고
화장실용 휴지보다 훨씬 비싼 곽티슈가 반통이나 휴지통 속에서 그 의미없는 생애를 다하고 있었다.

문득 내 눈물이 곽티슈 반통만큼의 값어치가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자신이 없다. 내 눈물에 가치를 부여할 자신이 없었다.
가치를 부여할 수 없는 눈물이라면 결국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 의미 없이 흘리는 눈물때문에 곽티슈 반통을 허비했다는 것은 정말이지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곽티슈 반통만큼의 생산력도 없는 무능한 주재에 생각없이 낭비를 한 꼴이라니...'
 
"한.심.하.다."
라는 결론을 내리고서야 비로서 나는 무심히 흐르는 눈물을 멈출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웃는다. 너무도 쓴 웃음이다.
쓴 웃음일지언정 무가치한 눈물을 한심하게 흘려보내는 소모적인 일보다는 훨~ 생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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