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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07

벌초

by 서 련 2007.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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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y of the day 2007/09/10 (월) 06:16



어젠 개똥이가 강원도로 벌초가는 날이라 꼭두새벽부터 대따 바빴어.
그 새벽에 노각 무침을 꼭 먹어야겠다는 거야.
그래서 어떡해... 늙은 오이 벅벅 깎아서 노각무침 만들어 줬지.
하여간 애들도 아니고 하기 싫은 일 쪼매 시키려 들면 왜 그렇게 응석이 심한지....ㅉㅉㅉ
 
밥 먹여서 옷입혀서 어깨도 탈탈 털어주고
잘 다녀오라고 궁뎅이도 토닥거려주고... 그렇게 보내 놨더니
오후 3시 무렵에 파김치가 되어서 돌아왔더군.
증조부 산소 앞에 잣나무가 너무 빽빽하게 심겨져 있어서 그걸 베고 오는 길이라나?
 
일은 혼자 다 한 것 처럼 얘기를 하는데...
톱하나 제대로 쥘줄 모르는 사람이 무슨 나무를 벤다고... 보나마나 아버님이랑 아주버님들이 다 했겠지.
잣나무 하나 붙들고 종일 낑낑거리는 모습이 눈에 선해.
그치만... 뭐... 대충 귀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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