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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07

나쁘지 않아

by 서 련 2007.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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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y of the day 2007/12/08 (토) 17:22

지금 시각 오후 다섯시 19분...
어느 덧 땅거미가 깔린 창문 너머로
가로등 불빛이 발그레하니 미지근한 열기를 내뿜으며 배실배실 쪼개고 있다.
 
뭐했어?
남사 갔다 왔어.
 
거기서 뭐했어?
뭐하긴... 밥 먹고... 놀았지.
 
뭐하고 놀았어?
 


보시다시피... 남사 들녘을 어슬렁 거리다 왔지 뭐.
아버님은 지니한테 연날리는 법을 가르쳐 주시다가 당신께서 혼자 신이나셨고
지니는 털부츠에 풀씨 같은 게 붙었는데 그걸 떼달라고 아빠한테 졸랐으며
애아빠는 그 풀씨가 대체 어디에 붙어 있냐며 이리저리 찾고 있지.
그리고 나는... ...
멀찌감치 떨어져서 오랜만에 몰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
 
사진을 보면서 나는 문득...
'그래... 여기가 바로 내 자리인 거야...'라는 생각을 했다.
그 동안 나는 늘 사각의 틀 안에서 제외 되어 있다고만 생각을 했었다.
그것이 늘 못 마땅하게 느껴졌었는데
오늘 문득 생각해보니
나는 언제나 가족에게 든든한 울타리(프레임, 틀)를 만들어 주고 있었던 것이다.
바꿔 말하면(카메라 방향을 180도 돌려 나를 향하게 하면)
내 프레임 뒤에는 언제나 나를 지켜봐주는 내 가족들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
사진 속에서는 보이지 않으나
내 자린 항상... 언제나... 자리에... 존재했던 것이다.
 
Not b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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