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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07

저녁 한 때

by 서 련 2007.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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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y of the day 2007/12/23 (일) 19:06

지름 30센티미터 정도의 분홍색 플라스틱 링과 지름 10센티미터정도의 작은 공을 손에 쥔 아이가 아빠를 부른다.
"아빠, 이거 받아 보세요."
아이의 아빠는 말없이 티비 브라운관만을 응시한다.
"아빠, 이것 좀 받아 보라니까요?"
아이는 장난감 링을 자신의 아빠에게 건네며 놀아 줄 것을 강요한다.
"아빠는 TV 볼꺼야."
"내가 재미있게 놀아 줄게요."
"에이 정마~알... 왜 이렇게 아빠를 괴롭히는 거시야아?"
"아니예요, 아빠를 괴롭히려고 그러는건 절대로 아니예요. 아빠랑 놀아 줄려고 그러는 거라니까요? 아빠아~~"
플라스틱 링과 공을 손에 쥔 채, 한참을 조르던 아이는 아빠와 놀 것을 포기하고 혼자 놀기 시작한다.
설거지를 하며 그 광경을 지켜보다 못한 아이의 엄마가 아이에게 말을 건넨다.
"엄마가 놀아줄까?"
"아니예요. 아빠가 심심한 것 같아서 놀아주려고 그랬어요."
아이는 하루 종일 텔레비젼 앞에서 꼼짝않고 텔레비젼만 보는 자신의 아빠가 정말 심심해 보였을까?
그런 아이를 보며 아이의 엄마가 나직히 중얼거린다.
 
"저 넘의 인터넷TV를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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