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푸드 에세이

위대한 밥상 - 하나의 밥상이 차려지기까지...

by 서 련 2021. 3. 1.
728x90
반응형


오늘 아침은 속 편한 양배추쌈과 아욱국.

국 솥에 멸치 다시 국물을 우려서 아욱국을 끓이고,
쌀 씻어 밥을 짓고,
양배추 찌고 양념장 만들고,
콩나물 삶아 콩나물 무침을 만들어 냉장고에서 밑반찬을 꺼내 상차림을 한다.

말은 참 쉽다.

장을 봐서 준비를 하고 싱크대 앞에서 몇 시간을 서서 분주하게 움직여야 겨우 3첩 반상 정도를 차릴 수 있다.

씻고 다듬고 데치고 무치는 4단계의 복잡함을 감수해야 겨우 나물반찬 하나가 완성된다.


아욱국

아욱국은 또 어떤가?
큰 냄비에 멸치와 자투리 야채를 쓸어 넣고 육수를 만드는 과정에 아욱을 씻고 다듬는 과정이 추가된다.

지리 멸치볶음

콩나물 무침

도라지 북어포 고추장 무침

갓지은 잡곡밥

이 모든 것은 시간과 노력의 집합체이다.
숭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더 나아가 위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과거 "집에서 밥이나 하는..."이란 말로
가사노동의 신성함을 하찮게 여기고 업신여긴 적이 있었다.

하긴 과거형으로 치부하기엔 아직까지 그런 생각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안타깝다.

이제 하나의 밥상이 차려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지 알았다면 "집에서 밥이나 하는..." 이런 말은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것이다.

휴일은 돌아서면 밥이고 돌아서면 밥이다.
먹고 치우는 게 일이 되어버린 연휴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밥에 목숨 한번 걸어보자.
나를 일으켜 세우는 위대한 밥상을 만들어 보자.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