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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

산딸기, 머위, 산양삼 그리고 청계란 - 고향 나들이

by 서 련 2022.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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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코로나 때문에 고향에 가지 못 했다.
그래서 금요일에 연차를 내고 2박 3일 일정으로 봉화에 다녀왔다.
내 고향 산골은 6월이 되면 산딸기가 지천으로 익어간다.


올 해도 그 곳에는 산딸기가 빨갛게 열려 있었다.
50년 만에 찾아 온 지독한 가뭄이라 열매가 예전처럼 크고 실하지는 않았지만 고향에 왔다는 걸 실감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한 움큼 따서 입 안에 털어 넣으니 그 새콤함과 달콤함이 온몸으로 끼쳐왔다.
추억의 산딸기 맛...
그리고 떠오르는 또 하나의 기억이 있다.
산딸기 가시에 긁혀서 팔뚝이며 종아리에 상처가 가득했던 기억.
역시나 어제도 산딸기 한 줌 따고 팔뚝에 상처가 생겨버렸다.
장화신을 생각만 했지 팔토시 할 생각은 못 했다.
팔은 따끔거리고 모기는 자꾸 귓가에서 앵앵거렸다.
그래서 산딸기 한줌만 따서 바로 내려왔다.

자생 머위

내려오는 길에 머위도 한 단 베어왔다.

산양삼

그리고...
오가피 잎이랑 똑 같이 생긴 그 무엇!
"심 봤다!"

ㅋㅋ...
산 삼은 아니고 친정오빠가 수년 전에 삼 씨를 그곳에 뿌렸다고 했다.
오빠가 아니었으면 보고도 몰랐을 산양삼이다.
산딸기 따러 갔다가 가시에 된통 긁히고
산양 삼 두 뿌리와 더덕 그리고 머위 한 단을 얻었다.

이만하면 득탬이 아닐까?
득탬을 했으니 이슬이가 빠질 수야 없지.
안주는 청계란 프라이...

청계란

오빠 집 닥장을 급습해서 청계 닭이 품고 있던 청계 알을 빼앗아 왔다.
먼저 품고 있던 알에는 연필로 표시를 해 두었다고 했다. 연필 표시가 없는 알을 꺼내 보니 5개였다.
알을 꺼내는 중에도 암탉은 알 품기를 멈추지 않았다.
대단한 모성이 아닌가?
암탉한테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청계 알을 포기할 수 없었다.


청계란 후라이

 

산딸기

그날의 안주는 산딸기와 청 계란 프라이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비가 시원하게 쏟아졌다.
비를 맞으며 운전을 하는 것이 얼마만인지...
시원해서 너무 좋았다.
안성에 도착할 무렵 비도 그치고 길도 밀렸다.
한 시간이면 도착할 길을 두 시간을 넘게 달렸다.
남편이 술을 먹어서 교대도 못 하고 꼬박 4시간을 달려 집에 도착했다.

허리도 아프고 힘은 들었지만 다녀오길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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