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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에세이

나의 고추장 이야기 - 만능 비빔장과 쫄면

by 서 련 2022.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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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손수 빚은 쌀보리 고추장 항아리가 넘치기 일보직전이야.
며칠 전에 고추장이 너무 묽어 고춧가루와 설탕을 부어 놨었거든.

 

쌀보리 고추장


그 며칠 사이 고춧가루가 퉁퉁 불어 발효되면서 항아리 위로 슬금슬금 밀고 올라오는 거야.
이대로 나뒀다가는 고추장 항아리가 빨간 토를 할 것 같더라구.
그래서 오늘 주말을 맞이한 기념으로다가 특단의 조치를 취했지.
항아리에서 쌀보리 고추장 8 국자를 푹푹 퍼내 비빔장을 만들었어.
남편이 좋아하는 쫄면도 비벼 먹고 딸랑구가 좋아하는 냉면도 비벼 먹으려고.

고추장 8 국자에
양조식초 3 국자, 설탕 3국자, 간 마늘 1 숟갈 이빠이, 생강분 1 티스푼, 후추 1 티스푼, 참기름, 통깨를 듬뿍 넣고 섞으면 약간 새콤달콤한 비빔장이 되지.
여기에 설탕과 식초를 조금 더 넣으면 쫄면 비빔장이 되는 거고
겨자분을 넣으면 냉면 비빔장이 되는 거지.

음... 역시 고추장이 맛있으면 비빔장도 맛있게 나오는 법.

매줏가루를 넣지 않고 담근 고추장이라서 시판 고추장이랑 맛이 별반 다르지 않아.

이만 하면 쌀보리 고추장이 잘 만들어진 것 같아.

 

고추장 항아리의 빨간 토를 막아준 만능 비빔장 2병.

그렇게 고추장 항아리의 빨간 토를 막아준 만능 비빔장 2병에

제조일자를 써서 라벨링을 하고 냉장고에 잘 모셔 뒀지.

잘 보이는 곳에 다가.

우리 집 인간들은 술을 사서 냉장고 깊은 곳에 숨겨 두면 귀신같이 잘 찾아 먹으면서 요런 건 또 잘 못 찾더라구.
그래서 잘 보이는 냉장고 포켓에 꽂아 놔야 해.
그러면 내가 없어도 쫄면 정도는 혼자서도 알아서 잘해 먹을 수 있을 거 아냐?
하긴 이렇게 해 놔도 말을 안 해주면 잘 못 찾더라구.
그러면서 하는 말이 뭐라더라? 그래서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라나 뭐라나...
진짜... 말이나 못 하면...


하여간 오늘은 고추장 항아리의 넘침 방지 차원으로 쫄면 먹는 날!

쫄면은 잘 삶아서 찬물에 헹궈두고 오이를 채 썰고

아삭이 상추 서너 장도 채 썰어 놓고

면위에 채 썰어 놓은 오이랑 상추를 듬뿍 올리고
양념장 뿌리고 삶은 계란과 방울토마토를 올려주면 대충 된 건가?

앗차차... 쫄면으로 먹을 땐 식초랑 설탕을 조금 더 넣어야 한다고 했지?

식초랑 설탕을 조금 더 넣고, 참기름이랑 통깨도 조금 더 넣고 섞어 섞어!

완전 뱃속까지 얼얼하게 매운 쫄면이 완성되었다! 

아~오~ 너무 매워서 현기증 날라 그래. (맵찔이들은 저리 가라!)

현기증 날 땐 소주가 약인데... 

한 잔 할까?

하지만 나의 11자 복근을 위해 참 자...

그치만... 아침부터 소주 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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