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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07

언어의 재발견-미망인

by 서 련 2007.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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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y of the day Ⅱ | 2007/06/11 (월) 15:36
   


책을 읽다가 미망(迷妄)설에 대해 알아보려고 철학소사전을 펼쳤는데 나와있질 않았다.
그래서 아쉬운데로 국어 사전을 펼쳤더니 짤막하게나마 나와 있었다.
 
미망설(迷妄說):[철] 일체의 실재 세계가 환각, 미망에 불과하다는 설.
 
읽던 책의 문맥의 의미를 이해하고 사전을 덮으려고 하다가 그 아래 미망인이라는 단어에 눈길이 갔다.
특히 남편이 죽고 홀로 사는 여인이란 해설 뒤에 괄호를 쳐서 써 넣은 말.
"아직 죽지 못한 사람이라는 뜻"
아직 죽지 못한 사람?
남편이 죽었는데 따라 죽지 않고 여전히 살아 있는 여자라는 뜻이란 말인가?!
 
오래전 인도에는 서띠제도라는 순장제도가 있었다고 한다.
남편이 죽으면 부인이 따라 죽는 제도.
죽기 싫어도 죽어야만 했단다.
사위의 재산을 물려 받기 위해 친정에서 딸을 죽음으로 몰아 넣었다고 한다.
비상식적이고 몰인간적인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이 미망인이란 말과 서띠제도와의 직접적인 연관관계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
아직 죽지 "않은" 사람이 아니고 죽지 "못한" 사람이란 말에서
망자를 너무도 그리워하는 남은 자의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렇게 해석하고 싶다.
 
하지만 오늘은 약간 비틀어서 생각해 보자.
만약 미망이란 어원이 인도의 서띠제도와 비슷한 의미에서 출발했다면
그것은 남성우월주의, 혹은 남성권위주의적인 사회로부터 돌출된 가슴 아픈 언어가 아닐 수 없다.
 
미망인...
흠... 하여간 이 말은 함부로 쓸 수 있는 말이 아닌 것 같다. 조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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