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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08

머지않아

by 서 련 2008.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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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을 향한 속삭임 2008/01/30 (수) 21:15

아이와 함께 나선 산책길,
바람은 여전히 옷깃을 여미게 하고
햇살은 하늘로부터 눈부셨으나 열기가 없다.
 
무심코 눈을 돌린 그늘진 소나무 밑둥치엔
잔설이 하얗게 삼각지대를 이루고 있고
그 옆을 정신없이 오가던 청솔모의 손엔
등산객이 던져주고 갔을 법한 과자 부스러기가 들려있다.

경사가 사나운 비탈길에서
아이를 앞에 세우고 아이의 허리춤을 쥔 나는 아이를 밀며 숨가쁘게 정상에 올랐다.
그 곳에서도 바람은 매서웠고
하늘로 부터 쏟아지는 햇살은 여전히 열기가 없었다.
 
후두를 타고 허파로 몰려 들어간 매서운 바람이 탄산수처럼 가슴속을 짜르르하고 파고들 때
열기 없이 쏟아지던 햇살에서 향기가 날렸다.
저 멀리 산 너머 남녘으로 부터 밀려 왔을 법한 희미한 향기,
머지않아 다가올 봄의 향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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