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억은 낙엽처럼/2008

엄마!

by 서 련 2008. 2. 26.
728x90
반응형
생을 향한 속삭임 2008/02/26 (화) 11:56




"엄마~~!"
평소보다 늦게 돌아온 아이가 현관문도 열지 않고 숨이 넘어 갈 듯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컴퓨터가 있는 방에서 한창 도서 검색에 열중하던 나는 깜짝 놀라 현관문을 열었다.
"엄마, 나랑 나가서 놀자!"
아이는 집에 들어오기 전에 벌써 놀이터에서 한참 놀았던지 부츠랑 장갑이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엄마는 됐고... 혼자 나가 놀아. 양동이 줄까?"
"네, 네,,, 양동이, 양동이!"
아이가 잡동사니를 넣어 다니는 분홍색의 조그마한 장난감 양동이를 얼른 찾아서
손에 들려주고 등을 떠밀어 내 보내려는데
"엄마, 빨대도 두개 주세요~"
그러는 거다.
 
그래서 앞이 구부러지게 생긴 빨간색 음료수 빨대도 두개 챙겨 줬다.
빨대는 뭐하려고 챙겨가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려고 했으나
 얼마나 잽싸게 나가는지 물어볼 겨를이 없었다.
 
겨울 동안 그렇게도 눈을 기다렸는데...
이제야 겨우 눈같은 눈이 제법 쌓였다.
 
"엄마~!"
"엄마~!"
"엄마~!"
 
놀이터 여기 저기에서 아이들이
자기네들 엄마를 부르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린다.
 
그 소리를 가만 듣고 있으려니
 어미 젖도 안뗀 하얀 염소가
봄 날 불현듯 나타난 노랑 나비를 쫒아가며 안달복달
 "매애~"거리는 모습이 생각난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