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억은 낙엽처럼/2008

잡초근성

by 서 련 2008. 3. 26.
728x90
반응형
생을 향한 속삭임 2008/03/26 (수) 13:07




요 파릇파릇 한 풀은 뭘까?
 
2주전인가? 3주전인가?
남사에서 냉이를 캘 때 딸려온 풀이야.
정확하게 말하자면 딸려 왔다기 보다는 아이가 캐왔다고 해야겠지.
 
그 때, 아이가 냉이라며 한줌 캐왔었는데 나는 냉이가 아니라고 말했지.
그랬더니 아이는 그것을 집에 가져 가서 화분에다 심어 보겠다고 하는거야.
그래서 그러라고 했는데
막상 집에 와보니 흙이 없었던 거야.
그래서 어떡해, 그냥 화초(스파티필름) 옆에 심어 두라고 할 수밖에 없었지.
 
"화초야, 얘들이랑 같이 살자."
그러면서 정성스럽게 꽃다지랑 벼룩이자리를 심던 아이...
(귀여워 귀여워 완전귀여워...^^;;)
 
그렇게 하고 며칠이 지났을까?
아이가 심어둔 풀이 시들시들 말라버리는 거야.
그래서 뽑아 버리려고 했는데 아이가 그러지 말라고 하더군.
다시 살아날지도 모르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고...
 
다른 일에 바빠서 신경을 못 쓰고 있다가
그저께 문득 화초에 물을 주려다보니
저렇게 파릇파릇한 싹이 다시 돋았더군.
 
음...
잡초의 저 질긴 근성...
그것을 지켜보며 나는 문득 영화의 한 장면을 떠 올린다.
 
"강한 자가 살아 남는 것이 아니고 살아 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백조 화분이 우아하지?
집들이 때 선물로 들어온 화분인데 원래는 불그죽죽한 팥죽 색이었어.
그때 저 화분에는 덴파레라는 분홍색 꽃이 피는 서양란이 심겨져 있었지.
 
화초 키우기에 별 관심이 없었던 신혼 초,
 예쁜 꽃이 피는 화초를 애저녁에 말려 죽이고 화분은 보이지 않는 곳에 쳐박아 뒀었다.
 
그러다 그저께...
나는 그 화분을 다시 꺼내서 하얀색 페인트를 칠했다.
 그러면서 그때 생각을 조금 했었지.
우리 개똥이 술태백이 시절을....
 
그때 생각하면 지금 우리 개똥이는... 용 됐고
그 개똥이를 용으로 키우느라 나는 정말... 용썼다.
 
 이런 내 질긴 잡초 근성에 경의를 표하며
오늘은 우아하게 빈둥거려 볼까?
 
내 사랑 지니한테 
딸기 쥬스를 만들어 주고 난 다음에 말이지...^^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