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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08

파도 소리가 들린다

by 서 련 2008.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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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소리가 들린다. 광안대교를 밀어낼듯 거칠게 밀려들며  해변으로 부서지던 파도 소리가 들린다. 날은 흐렸고 파도는 높았다. 십 수년전보다 훨씬 좁아진 해안선위로 지난 날의 잔상들이 파도를 타고 일렁거렸다. 아이는 밀려갔다 다시 밀려오는 파도와 함께 온갖 표정으로 팔딱거리다 기어이 발을 적시고 말았다. 11년 연상의 나의 작은 언니가 내 아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그녀가 카메라 액정을 보며 아이가 발을 적시는 모습이 기가막히게 포착되었다고 스스로 감탄을 자아낼 즈음 해를 가렸던 구름이 모습을 나타냈다. 잠시 어두워져 있던 마음에도 햇살이 쏟아졌다. 무릎아래까지 흠뻑 젖은 아이는 더 이상 파도를 피해 팔딱거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의 카메라는 움직임과 표정이 사라진 피사체에 대해 더 이상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날은 흐렸고 파도는 높았던 그날의 파도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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