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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한 마리 사 줄까?"
무심코 내 뱉은 말에 아이는 흥분된 어조로 아니 거의 발광 수준으로 "네"를 외치고 있었다.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싶을 정도로 후회가 밀려왔지만 이미 한 말을 주어 담을 수는 없었다.
지난 몇년 동안 아이는
"강아지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강아지를 안고 놀고 싶어요."
"우리는 언제 강아지를 키울 수 있나요?"
"강아지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강아지가 있으면 참 행복할 텐데..."
등등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말을 심심찮게 했었다.
처음엔 네발달린 짐승은 절대 안된다고 못을 박았었는데
간간히 양념처럼 쏟아내는 아이의 그런 말들때문이었는지 어쨌는지
"강아지 보다는 고양이가 낫지 않을까?"라는 말이 내 입에서 자주 튀어 나왔다.
솔직히 강아지는 키울 자신이 없다.
너무 시끄럽기 때문에...
사실 아랫층과 윗층에서 밤낮으로 들려오는 개소리때문에 짜증이 여간 심했던 게 아니다.
옆 동에 사는 할아버지가 윗층으로 달려와 다음부터 이렇게 시끄럽게 하면 경고없이 바로 경찰서에 신고를 하겠다고
난리를 친 후 개 짖는 소리가 신기할 정도로 잦아 들었다. 마치 개 입에 재갈이라도 물려 놓은 것 처럼 말이다.
그 밖에도 강아지를 키울 수 없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시시콜콜 말 하기 싫다. 말할 이유도 없고.
어쨌든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우리 세 식구는 일요일 늦은 저녁 시간에 팻 샵으로 갔었다.
여러 종류의 고양이들 사이에서 유난히 불쌍하게 보이는 고양이 한마리를 선택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스코티쉬 폴더? 팻샵 아줌마가 분명 저 고양이 종이 스코티쉬 폴더라고 한 것 같다.
스코티쉬 폴더라는 종에 대해 검색해 보니 특징이 귀가 접혀 있다고 하는데...
저 고양이는 귀가 접힌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든 고양이 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책임을 져야할 식구가 하나 늘어났다는 게 중요한 것이겠지.
쪼매 부담스럽다.
그나저나 우리 아이는 저 녀석을 "옥순이"라고 부르자는데 나는 그 이름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옥순이... 순이... 수니...
수니?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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