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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10

남사...

by 서 련 2010.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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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2 05... 시댁 마당에서 바라본 남사 들녘

김장을 하고 보름만에 다시 남사에 갔었다.


보름전, 추워지면 혹 얼어버릴까 싶어서 김장을 끝낸다음 다육이 화분을 부랴부랴 거실로 옮겼었다.

"아부지가 다육이 화분을 다 들여놨네?"
"아부지가 들여 놓은 거 아니거든! 김장 끝내고 자기랑 형님이랑 막걸리 마실 때 아주버님이랑 둘이서 들여 놨었네요."

늘 김장날이면 친구들을 불러 술판을 벌이던 남편이었다.
큰형님이 온다고 하면 친구들을 부르지 않을지 알았는데 친구들은 우르르 몰려왔고
한술 더 떠 큰형님까지 막걸리에 취해 비틀거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술을 못하는 큰아주버님을 봐서 부글거리는 속을 대충 진정시키고
자동차 트렁크엔 김치통을,뒷자리에는 아이랑 고양이 그리고 비틀거리는 거대한 짐짝을 싣고 집으로 돌아왔었다.

그리고는 그 황당한 상황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아버님이 다육이 화분을 거실에 들여 놓은줄 알고
말을 하는 애아빠를 보면서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날의 기억이 순식간에 떠올랐다.
그래서 말이 곱게 나가지 않았다.

시댁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또 친구들을 불러 그날의 상황을 재연하지 싶어 해가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아버님이 들기름,고구마,시레기를 챙기시는 동안
나는 텃밭에 나가 여직 잘 살아있던 달랑무,갓나물,쪽파를 거둬들였다.

그렇게 트렁크 한가득 싸온 짐을 풀어 정리하느라 나는 조금전까지도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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