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억은 낙엽처럼/2011

지우개 똥

by 서 련 2011. 1. 9.
728x90
반응형



오늘은 뭔가를 끄집어 낼 수 있을까?

숱한 단어들이 머릿속을 둥둥둥 헤엄쳐 다니는 밤.

숱한 단어들을 썼다 지우고 썼다 지워도 단어는 문장이 되질 않는다.
이미 내 인생 깊숙히 스며들었지만
내 인생이 되질 못하고 기억 저편으로 밀려난 당신처럼.



- 뭐해?
- 지우개똥 만들어...

생각에도 냄새라는 것이 있는지... 당신을 생각하는 밤이면 그는 귀신같이 냄새를 맡는다.
무심히 등 뒤를 스쳐가는 그의 눈빛을 느끼며 
오늘도 나는 노트에 적었던 단어들을 지우고 또 지워서 아무짝에도 쓰지 못할 지우개 똥을 정성껏 만들었다.
기억 저편으로 밀려난 당신에게 사죄라도 하듯 그렇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