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푸드 에세이

김치담기 - 배추김치와 파김치

by 서 련 2011. 5. 13.
728x90
반응형


배추값이 폭락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며칠후 마트를 찾았다.
작년 가을 배추값에 비하면 10배정도 싼 가격이라 폭락이란 표현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매년 5월, 봄배추의 가격을 생각하면 폭락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 표현인 것 같다.
이제 슬슬 배추에서 꽃대가 올라 오는 시기라서 저렇게 포기를 잘라보지 않고 묶음으로 파는 배추는 약간 위험 부담이 있다.
그래서 망을 들어보고 무게가 너무 무겁지 않은 걸로 2망 골랐는데...

배추를 다듬을때 보니까 6포기중 두어포기는 꽃대가 올라오기 일보직전이었고
김치담기에 부적합한 푸른 잎도 7-9장으로 깨나 많이 나왔다.


일단 우거지를 만들 푸른배춧잎은 한쪽에 잘 놓아두고  배추를 절였다.
배추만 잘 절여 놓으면 김치맛은 80% 확보한 셈이다.


배추를 잘 절이기 위한 공식 = 배추 무게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소금을 사용해 10시간 이상 푹 절인다.

이날 집에 가져온 배추가 총 20킬로,
우거지 용으로 남겨둔 것과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들어간 것을 제외한 순수 김치용 배추의 무게는 얼추 15킬로.
15킬로의 10분의 일은 1.5 킬로...

천일염 1.5㎏ 을 물에타고 배추에 끼얻고 해서 요령껏 배추를 절였다.
절일때 물을 너무 많이 부었던지 배추 절이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한 15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배추속을 넣지 않고 쪽파만 넣어서 김치를 담가야 하기때문에 고추가루는 반드시 물에 불려야 했다.
고추가루에 빻은 마늘과 생강 그리고 설탕을 넣고 고추가루가 지룩해지도록 물을 부었다.
대충 비율을 계산해보니...

고추가루 1킬로, 마늘 생강 적당량, 설탕 반컵, 물 2리터...


 


얼마전에 발견한 설탕 여사님의 조언
"설탕은 분자가 크기때문에 소금이나 간장보다 먼저 넣어야 해요~"

그래서 이번에 고추가루를 불릴때는 미리 젓깔을 넣지 않았다.





하룻밤이 지나 폭 절여진 배추를 여러번 씻어 소금기를 좀 빼고 2시간 이상 바구니에 받쳐 물기를 쫙~ 뺐다.





물기를 빼는 동안 지난 밤, 마늘과 생강, 설탕을 넣고 불린 고추 가루에
쪽파, 까나리액젓을 넣고 양념 만들기를 마무리 했다.
맛을 보니 너무 싱겁길래 새우젓을 조금 넣어 약간 싱거운 듯이 간을 맞췄다.


 


양념을 한 김치를 들통에 담아 하룻밤을 보내고...



 

 

익을듯 말듯한 김치를 김치통에 담아 3통중 한통만 남겨두고 냉장고에 넣어 뒀다.

아이랑 아이아빠 입에서 '김치 짜다'는 소리가 안 나오는 걸 보니
이번엔 싱겁게 잘 된 모양이다.



아, 그리고 김치 양념이 좀 남아서 파김치를 만들었다.



-파김치 만들기 전, 파전 한장으로 김치 만들기의 고된 노동을 잠시 잊다.-



 

쪽파를 소금물에 1시간 정도 절여서 씻어 건져 설탕 한 숟갈을 넣고 버무렸다.
전에 갔으면 그냥 양념부터 넣고 버무렸을텐데...
설탕 여사의 조언을 들은 후부터는 음식을 할때 왠지 설탕을 먼저 넣지 않으면 안될 것만 같았다.

설탕에 버무려진 쪽파에 남은 김치 양념을 넣고 잘 버무린 다음 10개씩 묶어 파김치를 완성했다.

 

김치랑 하룻밤 노숙을 해서 벌써 시큼한 냄새가 침샘을 자극하고 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