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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에세이

녹차 우리고 남은 찻잎으로 반찬 만들기

by 서 련 2011.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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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토마토 잎사귀가 아래로 축 처져있는 걸 보니 오늘도 날이 많이 더운가 보다.


전에 같았으면 덥고 갈증이 날땐 시원한 아이스커피가 생각이 났을텐데
요즘은 적당하게 잘 우려진 뜨끈한 녹차 한잔이 생각난다.
뜨거운 녹차를 마시고 난 다음에 느껴지는 향긋하고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나는 어느 새 즐기고 있었다.

둘째 형님이 일때문에 베트남에 들어갈때마다 사다주는 베트남산 녹차.
우리나라 녹차 보다는 잎도 크고 향도 진하다.
향이 진하다 못해 독하다고 해야하나?
우리지 않은 녹차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보면 역한 담배냄새가 난다.
그래서 첫번째로 우린 차는 마시지 않는다.

 

 

(몇년전에 인터넷으로 구입한 싸구려 다기세트)


찻물은 보통 정수기 물을 받아서 쓰지만 귀찮을땐 수돗물을 끓여 쓸때가 있다.
수돗물을 끓일땐 뚜껑을 열고 1분정도 팔팔 끓여서 녹차를 우려야 하지만
오늘 아침처럼 주전자에 정수기 물을 부은 걸로 착각하고 물이 끓자마자 불을 끄고 녹차를 우렸더니
수돗물 냄새가 그대로 나는 바람에 물을 다시 끓여 차를 우려야 했다.

수돗물로 찻물을 끓일땐 뚜껑을 열고 1분이상 팔팔 끓일 것!


 

보통 숙우(물 식힘 그릇)에 끓는 물을 붓고 한 소큼 식힌 물을 다관에 넣어 녹차를 우리지만
베트남산 녹차는 방법을 달리했다.

주전자에서 펄펄 끓던 물이 어느정도 진정이 되도록 기다린 다음
다기에 베트남산 녹차를 조금 집어 넣고 물을 부어 1분정도 우렸다.

첫 번째로 우린 물을 빈그릇에 따르고 다시 찻물을 붓고 1분정도 우린 다음 숙우에 따라 놓았다.
녹차와 찻잎을 분리하기 위함인데 그렇게 분리하지 않았을때는
두번째 잔은 첫번째 녹차 잔을 다 비울때까지의 시간만큼 더 우려져 자꾸만 맛이 진해졌다.

그래서 다관에 들어 있는 찻잎을 깨끗이 비워 내고 숙우에 따라 놓았던 2차로 우린 녹차를
찻잎 찌꺼기가 들어가지 않게 다관에 조심해서 부었다.

이 방법을 터득할때까지 나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더 맛이 진해지는 녹차를 마실수 밖에 없었다.

 

녹차가 입안에 머무를땐 향이 있는지 뭐가 있는지 잘 모르지만
일단 녹차가 목구멍으로 넘어가서 식도를 타고 위장에 다다랏을 때 즈음해서 
혀끝에서 부터 입안 전체로 퍼지는 그 알듯 모를듯 알싸한 향은 과히 중독적이다.

 

 하룻동안 모아진 첫번째 우린 녹차의 모습.

 

체에 잘 걸러서 녹차물은 반신욕할때 썼고...

녹차잎은 생수에 한 번 더 씻어 건져 맛소금, 후추약간, 통깨,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무쳤다.

 

향긋하고 고소한 맛이 식욕을 마구마구 자극하고 있다.
오늘 점심은 녹차 비빔밥.

그럼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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