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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에세이

몸도 마음도 찌뿌드드한 토요일 아침 - 돼지고기 장조림 만들기

by 서 련 2011.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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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빨래가 까슬까슬 잘 말라서 참 기분좋았는데 어제부터 또 다시 비가 엄청 와.
새벽부터 장대비가 쏟아지는 오늘 아침은 우리 딸내미가 ktx 타고 부산으로 기차여행을 떠나는 날.
일기예보를 보면 남부지방에도 비가 많이 내린다고 하던데...
비 때문에 구경이나 제대로 할까 싶어 걱정이다.
걱정스런 얼굴로 아이를 보내놓고 나니 비가 멈췄네^^
친구들이랑 잘 놀다 오겠지.

그런 우리는 오늘 뭐 할까?
우산쓰고 산책이라도 다녀올까?
남편 코 고는 소리때문에 집에 있기 싫은데...
2 A.M.에 들어왔으니... 오늘이 시작되자 마자 정말 일찍 집에 돌아온 셈이지?
그때 들어와서 라면 하나 거~하게 끓여드시고 잘 주무시다 딸내미가 기차 여행을 가는데 얼굴이라도 보고 보낸다며 
잠도 덜깬 얼굴을 하고 일어나서 어슬렁 거리더니 정작 딸아이가 출발하는 시간에는 또 코를 골면서 자는 거야.
그래서 결국은 딸내미가 집을 나서는 것도 보지 못했지.

그러다가 조금 전에 벌떡 일어나서는 "예진이 갔어?" 그러더니 벌써 갔다는 말에 맥없이 쓰러져서는 또 코를 골아.
드르렁 드르렁 참 우렁차게도 골지?
요즘 부쩍 코골이가 심해져서 걱정이긴 한데... 저 코고는 소리는 어째 적응이 잘 안 돼.
병원에 좀 가보라니까 자기는 코를 곤적이 없다며 발뺌만 하지. 
에휴... 그래... 니 맘대로 하세요 임마.

몸도 마음도 찌뿌드드한 토요일 아침.
휴일이 따로없는 주부의 주말을 이제 슬슬 시작해 볼까해.

오늘 아침 일과는 돼지고기 장조림 만들기.


엇저녁에 마트 갔다가 돼지고기 할인 하길래 앞다리 살인지 뒷다리 살인지 들어도 모르겠는 돼짓살을 사왔어.
순 살코기만으로 두근...
적당히 토막을 낸 돼짓살을 냄비에 넣고 생강 한쪽과 마늘 4-5쪽 넣고 한 40분 푹~ 삶았어.
냄새나지 말라고 된장도 풀고 커피도 넣고 그런다고 하는데
나는 육수도 쓸거라서 마늘이랑 생강만 넣었어. 

★고기 삶기 Tip★
센불에 올려 놓고 물이 끓으면 불을 줄이고 약한 불로 30분 정도 폭폭 삶아 주는데
될수 있으면 뚜껑은 열지 않았으면 좋겠어.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하니까 돼지고기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더라구.




잘 삶아진 고기를 건져내고



육수는 따로 통에 담아 두고



고기를 잘게 찢었지.

우리집 고양이 옥순이가 환장을 하고 덤벼서 잘게 찢은 고기를 한 접시 따로 내주고....

조림 간장을 만들었어.




커다란 양파 하나랑 무 한 토막 그리고 마늘을 보드랍게 갈아 냄비에 넣고

고기 삶은 육수도 한 컵 부어서 끓였지.



그 것에 진간장으로 (약간 짠 국처럼) 간을 맞춰서 끓이다가 후추와 설탕을 넣고
달작지근하고 짭쪼름한 맛이 날때까지 졸이면 조림간장이 완성되지.

장조림하고 남은 조림장은 차게 식혀서 냉장고에 넣어 뒀다가
나물 무칠때 넣어도 되고 닭가슴살 샐러드 할 때 써도 되고... 또 뭐가 있드라?
갑자기 생각을 하려니 생각이 가물가물...

여하튼 각종 조림할 때 쓰면 돼.


이제 다시 돼지고기 장조림으로 돌아와서...


잘 찢어 놓은 돼짓살에 육수와 후추 그리고 조금전에 만들어 놓은 조림장을 반반씩 섞어 넣어
간간한 상태로 고기를 졸이면 돼지. 아니, 되지^^




장조림이 짜지 않고 삼삼하게 잘 조려질 때쯤 당근을 고명으로 썰어 넣지.



당근이 익으면 접시에 장조림을 담고 통깨를 뿌려 돼짓살 장조림을 마무리 하면 되지^^

몸도 마음도 찌뿌드드한 토요일 아침.
깻잎 위에 밥을 올리고 따끈한 장조림을 넉넉하게 올린 깻잎장조림쌈으로 아점(아침겸 점심)을 먹었다.
나 혼자서...

두꺼운 구름이 걷히고 이제 조금씩 밝은 빛이 감돌고 있는 하늘.
부산으로 기차여행을 간 우리딸내미는 잘 놀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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