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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에세이

국화차 만들기 - 감국

by 서 련 2011.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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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들판에 핀 감국이 너무 예뻐서 한 움큼 꺽어와
파란색 유리병에 꽂아서는 내가 쓰는 고물 노트북 옆에 놓아 뒀다.
나 자신이 알레르기 체질이라는 걸 알면서도.

꽃가루와 국화향 때문에 코가 간질거리고 연신 제체기가 나서 더 이상 그대로 놓아 둘 수 없었다.
아쉽지만 치워야 했다.
그런데... 어디로 치워야 한단 말인가?
저 이쁜 걸 쓰레기통에 쑤셔 넣어야 한다는 게 마뜩치 않아 고심끝에 말리기로 했다.

차를 우려 마실 수 있게 제대로.




꽃을 따서



소금과 감초를 넣고 끓인 물에



1분간 삶고 (아! 예쁘다!)



찬물에 헹궈 채에 받혔다가



깨끗한 수건으로 꼭꼭 눌러 물기를 제거하고




깨끗한 종이를 깔고 그 위에 널어 말리면 되는데...


무엇이든 금방 말라버리는 흙집 아랫목이 생각났다.



흙집 아랫목 대신에 생각해낸 요구르트 제조기.
요구르트 제조기에 들어있던  유리병을 모두 꺼내고  그 위에 종이를 깔고 국화를 널었다.




요구르트 제조기의 타이머는 최대 15시간.

15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국화꽃이 바짝 말랐다.




하루만에 만들어진 국화차.

유리병에 넣어서 냉동실에 보관했다.





언젠가 마트에서 사왔던 국화차와 크기를 비교했다.
정말 작다.



바짝 마른 감국에



끓는 물을 부었더니



제법 그럴듯한 모양새가 되었다.

한 모금 마셨더니 입천장이 간질간질...

냉동실에서 두어달 정도 숙성시킨 후에 꽃을 조금만 덜 넣어서 우려야 할까보다.

야생이라 그런지 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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