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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6 06 경북봉화군 소천면... 줄딸기)
고향에 갔었다.
어지러운 머리속을 정리할 겸, 내 생활을 돌아볼 겸.
때마침 고향엔 줄딸기가 익을무렵이다.
줄딸기는
어린 시절 십리가 넘는 길을 걸어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허기를 달래주던 간식중 하나였다.
새콤하고 달콤한 줄딸기 한움큼을 입안에 넣고 오물거리다보면
어느 새 그 먼먼 길 끝에 우리 집이 보이곤 했었다.
집을 떠나고도 오랫동안 이 시기만 되면 산천을 빨갛게 물들였던 줄딸기 생각이 나곤 했다.
줄줄이 엉켜있는 빨갛고 탐스런 딸기 열매.
사진 속 그 곳에서 나는 삼 십년도 더 된 기억을 불러 놓고
빨갛고 탐스런 줄 딸기를 땄었다.
시간에 떠밀려 어쩌다 어른이 되어버린 나는
유년시절의 기억이 딸기처럼 알알이 밀려와 잠깐 서러워지기도 했다.
다시 돌아가고 싶으나 갈 수 없고
다시 되돌리고 싶으나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은 어쩌다 어른이 되어버린
사람들에겐 안타까운 그 무엇일 뿐이었다.
안타까운 그 무엇...
애써 정의하고 싶지 않은 안타까운 그 무엇은
되돌릴 수 없는 시간과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시공간을 가로지르고 있다.
그래서 나는 김수영의 거미처럼
목구멍까지 들어찬 설움에 목이 메이는지도 모르겠다.
(2016 06 06 봉화군 소천면 임기리... 금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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