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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날2

매화(매실꽃)/아주 특별한 봄 날 지난 주말, 남편이 시골집에서 꺾어온 매실나무 가지에서 꽃이 피었다. 매실이 하나라도 더 열리게 둘 일이지 엄한 가지는 왜 꺾어 왔냐고 나는 야단을 부렸었다. 그 야단이 무색하게 가녀린 가지 끝에서 꽃봉오리가 열렸다. 꽃 봉오리가 채 여물기도 전에 꺾어 온 것이라 꽃잎은 작고 꽃술만 소란했다. 제 나무에 그대로 있었다면 더 크고 소담스런 꽃잎을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이렇게라도 봄을 소유하려는 인간의 욕망은 꽃잎의 꿈을 무참히 꺾었다. 나는 남편이 유리 물컵에 꽂아 놓은 매화 가지를 코발트블루 색상의 항아리 머그에 옮겨 꽂았다. 만개하지 못한 꽃봉오리에 손이 닿자 가지에서 꽃봉오리가 떨어졌다.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리는구나...' 꽃이 떨어지기 전에 사진으로 남겨야 할 것 같아서 카메라를 꺼.. 2023. 3. 8.
봄 날 - 니힐리스틱한 아지랑이 농사 준비로 분주한 들판을 가로지르다 먼 산에 눈이 갔다. 연두색 물감을 찍어 놓은 듯 산은 봄 날의 설렘으로 피어나고 있었다. 나는 자동차 조수석에 앉아 스쳐가는 봄 날의 풍경을 카메라 셔터로 기억 하려 애를 섰다. 분홍 복사꽃이 소담스런 나무옆에 노랑색 물탱크와 다홍색 포크레인이 인상적인 풍경이 선물처럼 메모리에 남겨져 있었다. 밭갈이를 막 끝낸 땅의 짙은 황토색은 왜 그렇게 좋은지... 막 갈아엎은 땅은 물기를 촉촉히 머금고 생명을 잉태할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산으로 들판으로 곳곳에 피어나고 있을 아지랑이는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 처럼 프레임 밖으로 사라졌다. 셔터를 누를때마다 세상은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프레임에 갇혔다. 가두고 가두어도 갇히지 않는 프레임 밖의 세상은 니힐리스틱한 .. 2021.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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