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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도 두 개나 깍뚝 썰어 넣었다.
양파가 너무 비싸서 넣고 싶지 않아 살짝 옆으로 밀어 놨는데 남편의 집요한 감시망을 벗어나지 못하고 딱 걸리고 말았다.
"양파를 왜 안 너? 이 걸 넣어야 맛있지! 이야~ 이거봐~ 내가 안 봤으면 그냥 넘어 갈려고 그랬지?"
'에히 말이나 못하면 얄밉지나 않지...'
남편은 깍두기 좀 썰어줬다고 참견은 또 어지간히 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자주 가는 식당에 깍두기가 그렇게 맛있다는데 그런 건 대체 어떻게 만드는 지 나한테 물었다.
남편은 늘 그런식이다.
그럴때면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먹어 봤어야 따라하든 할꺼 아니냐고! 맨날 어디께 맛있더라 말만 하지 말고 좀 데리고 다니라고 아저씨야! "
나는 늘 이런 식이고...
가끔 보면 우리 부부는 상황에 따라 대사가 다 정해져 있는 사람처럼 말을 한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가끔 대사를 바꿔서 해도 될 정도로 서로가 어떤 말을 하려고 하는지도 알고 있다.
그렇게 티격거리다 식당에서 깍두기를 담을 때 사이다를 넣는단 소릴 들었던 기억이 났다. 지체없이 수퍼로 뛰어가 사이다 한병을 사다가 두 컵 부어주었다.
깍두기를 김치통에 담고 맛있어져라 주문을 외우고 베란다에 옮겨 놓았다.
"아브라카 다브라 맛있어져라!"
삼일 정도면 맛있게 익으려나?
일전에 담근 열무김치가 맛있게 익었던데 저녁엔 열무김치 냉국수나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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