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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으로 피어나라

행운을 찾다 - 네 잎 클로버 책갈피

by 서 련 2020.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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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

주차장 옆 화단을 지나가고 있는데 유난히 눈에 띄는 토끼풀이 있었다.
수많은 토끼풀 중에서 유독 큰 키를 자랑하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네잎 클로버였다. 행운을 상징한다는 그 아이.

행운을 두고 그냥 갈 수 없어서 살짝 데려왔다. 

데려온 아이를 자동차 대시보드 위에 올려놓고 그 맑은 얼굴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행복한 얼굴이었다.

 

 

 

 

그 행복한 얼굴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다 수첩에 넣어 두었다.

'행운을 보관합니다.'

 

 

 

토요일 오후.

시댁에 들러 어항 청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행운을 보았던 그곳을 다시 찾았다.

네잎 클로버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화단 앞을 잠시 서성이다 네 잎 클로버를 다시 만났다.

이번엔 아주 작고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빗방울을 이슬처럼 머금고 작고 조용하게 앉아 있었다.

'미안하지만 나는 너를 데리고 갈 거야.'

 

 

 

작고 귀여운 네잎 클로버를 데리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너는 어디가 좋겠니?

책장으로 가서 손에 잡히는 책을 하나 꺼내 들었다.

 

 

 

 

작고 귀여운 행운을 부적처럼 책 속에 꽂아 놓고 책을 덮었다.

'행운을 보관 합니다.'

 

 

 

행운을 보관했으니 오늘부터 행운은 나의 것이다.

오늘 처럼 작은 것 하나에도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마음 상태가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해 보면 내 자유로움의 문제는 늘 '마음'에 있었다.

어디를 가든 마음이 자유롭지 못하다면 그 곳은 이미 내가 머무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자유를 찾아 늘 방랑하는 영원한 아웃사이더의 길을 나는 결코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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