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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

똬리를 튼 오이 - 오이 소박김치 담기

by 서 련 2020.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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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텃밭에 오이가 주체할수 없을 정도로 주렁주렁 열렸다. 그 오이로 아버님은 해 마다 오이지를 담그셨다.
그 덕에 우리집 김치 냉장고는 여름이면 오이지때문에 몸살을 앓아야했다.

하지만 올 해는 오이지를 담그지 않겠다 하셨다. 막내 아들의 혈압이 신경이 쓰이셨던 모양이다.
힘 드시니까 오이지 담지 마시라고 며느리가 노래를 불러도 끄떡하지 않던 분이 당신 막내 아들 혈압 조절 해야한다고 하니 두 말씀 안하시고 그만 하시겠다고 했다.

그 덕에 올해는 오이지 대신 오이 소박이가 김치 냉장고에 넘쳐난다.

올해는 내가 시간이 별로 없다. 그래서 남편에게 오이 소박이 담는 걸 가르쳤다.

"오이는 앞 뒤 꼭지를 잘라내고 다듬어서 십자로 길게 칼집을 내어 소금 물에 담가 절여 놓고 부추는 밑동을 살짝 잘라 버리고 잘 씻어서 3~4센티 가격으로 자른 다음 고추가루, 까나리액젓, 자두청, 마늘을 넣고 버무려서 오이에 속을 채우면 돼. 쉽지?"

 

 


쉽게 가르쳐 놨더니 쉽게쉽게 내가 한 것 보다 훨씬 더 맛있게 담아 놨다.
그야말로 청출어람이다.


그나저나 오이가 똬리를 베베 틀고 열린걸 보니 아버님 오이도 이제 끝물이 되어가나 보다.

참 희한하게 똬리를 틀었다.

뱀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응가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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