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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

세상을 필터링 하는 신의 마지막 선물 -老眼

by 서 련 2022.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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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쓰고 다니던 안경 코 바침 부분에 작은 너트 나사 하나가 사라졌다.

언제, 어디서 실종이 됐는지 알 수가 없어 찾기를 포기하고 안경점에 들렀다.
들린 김에 시력 검사도 다시 받았다.
1년 전쯤인가? 안경을 떨어뜨려 렌즈에 스크레치가 생겨 교체를 하려고 들렸을 땐 안경 도수를 높이지 않아도 됐었는데 이젠 도수를 높일 때가 되었나 보다.

그 사이 노안도 진행 되어 안경을 끼고도 눈앞의 것을 또렷하게 볼 수가 없었다.
시력 검사를 끝 내고 안경 두 개로 생활을 할 건지 다초점 렌즈 안경 하나로 생활을 할 건지 선택할 일만 남겨두었다.
드디어 나도 다초점 렌즈가 필요한 나이가 되었다

안경사는 개인차가 있지만 다초점 렌즈는 일반적으로 어지럽고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다초점 렌즈가 어떤 느낌인지 한 번 체험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다초점 렌즈를 장착한 검안 안경을 쓰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몇 초나 지났을까? 곧 바로 구토감이 올라왔다.
다초점 렌즈는 내게 맞지 않는다는 결론이 쉽고 빠르게 났다.


이젠 안경 두개로 생활해야 한다.
1미터 이상 먼 곳을 볼 땐 까만 안경으로 그리고 휴대폰이나 책을 볼 땐 투명 뿔테 안경으로...

투명 안경태와 렌즈 두쌍을 합한 금액 185,000원을 결재하고 안경 작업이 끝 날 때까지 안경점 테이블에 안경 없이 30분을 앉아 있었다.

안경 없이 쇼윈도 너머 바깥 풍경을 보고 안경 없이 휴대폰을 보았다.
모든 것이 흐릿하고 초점이 없다.
어떻게 생각하면 적당히 가리워져 아름답게까지 보인다. 노안이란 세상을 필터링하는 신의 마지막 선물일까?

하지만 아직까지 나는 봐야할 책이 너무 많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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