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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에세이

오이지 무침 - 우리 집 여름 김장

by 서 련 2022.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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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주말마다 시골집에 들어가 열심히 농사지어 수확하고 직접 담근 오이지가 반 접이 넘나 보다.
다른 건 다 풀밭에서 커도 오이만은 열과 성을 다해서 키우는 것 같았다.
왜냐면 본인이 제일 좋아하는 반찬이 노각무침과 오이지 거든.
열과 성을 다했지만 날이 너무 더워 오이가 그리 오래 살지 못했다.
나는 오이지 만드는 게 너무 싫다.

한 두 개도 아니고 50개가 넘는 오이를 일일이 썰어야지

물에 담가 짠기를 빼려면 시도 때도 없이 맛을 봐야 하니까.
짠물을 덜 빼면 짜다고 난리고 또 짠물을 너무 많이 빼서 싱거우면 싱겁다고 난리니
물에 담가서 여러 번 씻을 동안 간을 보느라 맛없는 오이지만 배 터지게 먹었다.

물에 담가 짠물을 빼면 그게 다는 아니잖아?
면포에 넣어 무거운 돌로 눌러서 오이지의 물을 꽉 짜줘야 꼬들꼬들한 식감을 얻을 수 있는 걸.
남편은 집에 돌이 없으니 시골집에 가자는 거다.
돌이 없으면 김치통에 물을 받아서 눌러 놓으면 되지 했더니 나더러 머리가 좋다나 어쨌다나?
(이걸 팍~C)
말이나 못 하면...

어쨌든, 물기를 쪽~ 빼고
고춧가루, 마늘, 올리고당(설탕), 다진 파, 통깨, 참기름, 참치액을 넣고 버무렸다.

오이지를 반 접 넘게 썰고 무치고 했는데 2.5리터 들이 반찬통 2개밖에 안 나왔다.
이런 허무할 때가...

입맛 없을 때,
밥에 물 말아서 오이지 하나 올려서 먹으면 그만인데
"이 노무 꺼... 손이 너무 마이 가!"

일요일 반나절을 오이지와 씨름을 했더니 어젠(월요일) 너무 피곤했다.

그래서 일찍 곯아떨어져 푹 자고 일어났더니 오늘은 말짱해.
그래서 블로그 너한테 일요일에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하소연하러 일케 왔다.

그럼, 나 하소연 끝났으니 이제 갈 게.
오늘도 숨 막히게 무더운 하루를 잘 견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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