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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에세이

된장찌개 끓이기 - 열 일 하는 우리집 에어컨

by 서 련 2022.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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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에 무를 썰어 넣고 물을 부은 다음 끓인다.

식구들이 잠들고 나면 미리 잠자리에 들었던 나는 침대에서 일서나 어두운 집안을 몽유병 환자처럼 서성거린다.

감자, 양파,애호박, 청양고추, 대파를 아름답게 썬다.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고 각자의 방에 선풍기를 미풍으로 켜 두느라고...

무를 넣은 냄비에 물이 끓으면 국물용 다시멸치를 넣고 멸치 국물이 우러날때까지 뭉근히 끓인다.

내가 이러지 않으면 우리 집 에어컨은 밤새 일을 해야 한다. 지난밤처럼...

멸치 국물이 우러나면 멸치를 건져내고 양파와감자를 넣는다.

지난밤, 오랜만에 이슬이로 손목 꺾기 운동을 했더니 밤새 깨지 않고 잘 잤다. 덕분에 우리 집 에어컨은 야간 일을 하느라 전기를 수도 없이 많이 잡아먹었다.

그리고 재래 된장을 한 숟갈 푹 퍼서 넣는다. 고추장도 살짝 넣고... 또 마법의 가루도 살짝 넣고...

전기를 잡아먹고 빵빵하게 돌아가는 에어컨 탓에 아침에 일어났더니 목도 따끔거리고 뼛속까지 한기가 들어 으슬으슬했다.

한 소큼 끓었으면 애호박, 청양고추, 대파를 넣고 마져 끓인다. 참고로 숟가락을 넣으면 넘침을 방지할 수 있다.

그래서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여서 밥 한 술 떴더니 뱃속이 따뜻해졌다.

마지막에 마늘을 넣고 한소큼 더 끓여주면 맛있는 된장찌개가 완성된다. 함께 끓인 숟가락은 뜨거우니 조심!

그리고 다시 시작된 무더운 하루...
또 에어컨 신세를 져야 한다.
이 번 달도 전기요금 어마어마하게 나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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